
국내 해직 언론인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이용마 MBC 기자가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한 이유로 해고됐던 이 기자는 2016년 9월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는데, 최근 들어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기자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69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전주고와 서울대를 나왔고 94년에 MBC에 입사했다. 2012년 MBC 파업 당시에는 언론노조 MBC본부에서 홍보국장을 맡았다. MBC는 이 기자와 최승호 사장(당시 MBC PD) 등 6명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했었다.
이후 MBC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해직자 6인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2017년 12월 취임한 최 사장은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이 기자를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은 약 5년 만에 MBC로 돌아왔다. 당시 휠체어를 타고 출근한 이 기자는 동료들 앞에서 “해고된 그 날 이후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 본 적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깨고 싶지 않은 꿈”이라면서 감격스러워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2017년 쌍둥이 아들에게 띄우는 편지 형태의 글을 담아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창비)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해 12월에는 제5회 리영희상을 수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두 차례는 이 기자를 문병했다. 대선 주자 시절이던 2016년 12월, 그리고 올해 2월이었다. 이 기자는 지난 2월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다녀갔다”며 “나 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 김정숙 여사께서 보내주신 무릎 담요도 긴요하게 쓰일 것 같다”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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