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내에 있는 승객분들 중 의사 선생님을 찾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7분 중국 후베이성 우한톈허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촨허둥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국 남방항공 CZ6235편 여객기에서 의사 승객을 찾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륙 20분 만이었다.
승무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의사를 찾은 이유는 사고 때문이었다. 엄마와 함께 여객기에 탑승한 세 살배기 남자아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아이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 심장도 뛰지 않았다. 당시 여객기를 타고 있던 한 승객에 따르면 뒷줄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승무원은 “한 여성 승객이 비명을 지르며 구조를 요청했다”며 “그곳에는 파랗게 질린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근처에 의사가 있었다. 아이의 바로 앞자리에는 후베이성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왕롱씨가 타고 있었던 것이다. 왕롱씨는 빠르게 아이의 상태를 진단했다. 아이는 엄마의 부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호흡과 심장이 멈춰 맥박도 잡히지 않는 상태였다고 한다.


왕롱씨는 즉각 ‘심폐소생술’을 떠올렸다. 그의 지휘 아래 승무원들은 아이에게 번갈아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다른 승객들은 현장을 둘러싸고 이 모습을 지켜봤다. 2분이 지나자 아이가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맥박이 다시 뛰었고 얼굴에는 홍조가 돌기 시작했다. 한 승무원은 아이에게 산소 마스크 씌워주며 상태를 확인했다. 아이의 엄마는 그제야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승객들은 환호했다.
아이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기장은 아이에게 또다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왕롱씨의 진단에 따라 승객들의 동의를 받고 출발지였던 우한톈허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아이는 8시20분쯤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비행기는 9시22분 다시 이륙했다. 예정 시간보다 2시간여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는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왕롱씨가 여객기에서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은 한 승객에 의해 포착되면서 중국 SNS 등에 퍼졌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차분한 대처로 아이의 목숨을 살렸다”며 그를 칭찬했다.
왕롱씨는 이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나만 나선 것이 아니다”라며 “승객들 모두 아이를 위해 회항에 동의했고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함께 분투했다”고 전했다.
강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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