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취임 인사차 찾아온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고시생 시절 같은 스터디그룹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창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주변인들은 말한다.
나 원내대표는 “먼저 축하드린다. (국회를 예방한) 어제 오늘 보니까, 우리 총장님 인기가 많으신 것 같다”고 웃으며 윤 총장을 맞았다. 이어 “중차대한 시기에 검찰총장직을 맡으셔서 어깨가 무거우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검찰 권력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작동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평소 우리 총장께서는 ‘굉장히 정의감이 높다’ ‘국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런 평도 받았다”며 “그동안은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였기 때문에 국정 철학을 수행하기 위해 일부 검찰이 집권세력에 쏠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국정 중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국민 전부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희가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다”며 제1야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가시 넣은 발언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이 ‘검찰총장’이라는 연호를 들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벌이던 무렵, 대구 지역을 방문했을 때 한 연로한 지지자가 다가오더니 “나경원, 검찰총장”을 연호했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그분이 황교안 대표를 보고 ‘대통령, 대통령’을 외치더니, 저를 보시고는 약간 고민하더니 ‘검찰총장’이라고 했다. 저한테도 좀 좋은 거 하라고 (직책을) 붙여준 게 검찰총장 인 것”이라며 “그만큼 검찰총장 자리가 국민 삶에 직결되고,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기 때문에 정말 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한국당이 여당을 상대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유감의 뜻도 함께 표했다.
윤 총장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저희가 검찰을 운용하고, 형사법 집행을 함에 있어 경제를 살리고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선별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하지 않고, 중립성을 확실히 지켜서 특히 야당 의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법 집행에 배가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어 비공개 면담으로 전환해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검찰 10년 선배인 황 대표를 예방했을 때보다 나 원내대표를 만났을 때의 윤 총장 표정이 한결 편해보였다”고 전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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