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일본 미술가 나라 요시토모(奈良 美智·60)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은 정의가 살아있는 좋은 나라”라고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나라는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수년 전 한국 화장품 회사가 자신의 작품을 도용해 벌어진 소송을 언급하면서 “한국 땅에서 한국 법으로 재판이 진행됐고 내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져 상대가 이쪽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고 말했다.
한국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받은 자기 경험을 소개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강제 징용공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는 상황에서 일본인으로서 쉽게 하기 힘든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실각시켰을 때도, 재벌의 부정이나 권력에 국민이 노(NO)를 부르짖어 세계에 그 결과를 보여줬을 때도, 당연하지만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책임을 다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부정의한 기업을 규탄하는 한국 국민의 민주적 시민 의식을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그는 “물론 ‘그 나라가 100% 좋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면서 “한국에도, 일본에도 다양한 사람이 있으며, 독일에 12년 살았지만 아시아인을 증오하는 사람도 수없이 만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혐오 대상이 된 적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나라를 미워할 만한 바보는 아니다”라면서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이 지구에서 산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라는 8일 일본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위안부 상’ 관련 기사를 리트윗했다.
일본 네오팝을 대표하는 나라는 순진함과 반항심이 동시에 깃든 얼굴의 ‘악동’ 캐릭터 작업으로 세계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 5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999년에 작업한 ‘불면의 밤’한 점이 53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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