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반일종족주의’ 집필을 주도한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인터뷰 요청차 찾아온 취재진을 폭행했다. ‘이승만 학당’ 교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친일 청산이 사기극이며, 위안부 피해자들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일종의 소규모 영업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MBC는 7일 이 교수로부터 취재진이 폭행당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이 교수의 자택 인근에서 촬영됐다. MBC는 ‘스트레이트’ 팀에서 이 교수에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하자 결국 자택 인근까지 찾아갔다고 했다.
스트레이트 팀의 등장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던 이 교수는 고성과 함께 폭언을 쏟아냈다. 급기야 자신 쪽을 향한 마이크를 손으로 내려친 뒤, 기자의 뺨을 때렸다. 땅으로 떨어진 마이크가 파손될 정도의 세기였다. 그는 촬영 중이던 카메라까지 빼앗으려 했다.
이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 상식 밖의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왔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였던 위안부 생활을 ‘소규모 영업’으로 규정한 뒤, 피해자들이 영업장소를 제공받아 업자와 수익 일부를 나누는 계약관계에 있었다고 했다. 피해자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는 것이다.
책 ‘반일종족주의’에서는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식량 수탈 등의 반인권적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친일 청산을 ‘사기극’, 독도를 ‘반일 종족주의의 최고 상징’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 책에 대해 “구역질 나는 내용”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또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학자,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반발해 자신은 친일파가 아니며 “차리석 선생이 외증조부인 독립운동가 후손”이라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말했다.
이 교수는 기자를 폭행한 일에 대해 “취재진의 기습적인 인터뷰 요청에 맞춰 정당방위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촬영분에 대한 스트레이트 방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도 법원에 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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