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욕(老慾) 때문에 정치를 어지럽히는 추한 모습을 더이상 보이지 말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996년 5월 신한국당 대변인이던 시절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향해서 했던 말이라고 한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를 33년 만에 끄집어내 손 대표를 비판하는 데 썼다.
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손 대표님, 대표님의 견강부회한 모습에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대표님께서 젊은 정치인으로 촉망받던 시절 말씀하신 것을 돌려드린다”고 했다.
이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의 거짓을 알면서도, 유승민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하태경 최고위원 스스로 지도부 교체를 일관되게 얘기했던 것이라고 했음에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기 생각이라고 얘기했음에도, 유 전 대표를 공격하고 당대표로서 당을 막장의 진흙탕으로 끌고 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손 대표가 당권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유 전 대표를 비롯한 반대파 인사들에 대해 부당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게 지 의원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반대파 간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손 대표는 이날 나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대표와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유 전 대표와 나 원내대표, 한국당 사이에 구체적인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 유 전 대표도 이제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지 의원은 “가장 공정해야 할 당 윤리위원회를 자신의 사람들로 채우고, (전당대회 때) 두 번째로 많은 당원의 선택을 받은 하 최고위원을 징계해 최고회의를 장악하려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또한 이 당이 싫어 떠난 민주평화당 출신들과 다시 야합해 당을 점령한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며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게 유 전 대표 때문이고 검은세력이라고 공격하면, 모든 것이 가려지겠나”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지난해 9월 손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공언한 내용도 거론하면서 “‘승자독식 양당제라는 두 개의 괴물을 반드시 물리치겠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엔 양당제 두 괴물과 싸우겠다고 하면서 ‘반대파’라는 대다수의 의원과 당원을 검은세력이라고 몰아붙여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원하신다면, 모든 당원, 의원들을 만나 문 걸어 잠그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으면 좋겠다. 그게 두려우면 당을 떠나, 오신 곳으로 돌아가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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