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9월까지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긴다. 1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전자가 베트남 이전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30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생산 라인은 이미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다른 설비를 포함해 9월까지는 모두 양산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평택 공장에서는 V50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른 제품은 모두 베트남으로 옮긴 상태다.
LG전자는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모두 2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1조6100억원, 영업손실 3130억원을 기록했다. 1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다 베트남의 인건비가 낮으므로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LG전자는 전망하고 있다. MC사업본부 서동명 기획관리 담당은 “9월 이후부터는 인건비, 재료비 등 원가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0년에는 500~1000억원 가량 원가 절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생산 라인 이전에 따른 초기 수율 문제에 대해서는 “3~4월부터 주요 부서 인력이 베트남에 가서 생산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6월부터 생산 라인을 설치하고 생산을 했는데 상당히 안정됐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로는 프리미엄 시장 둔화와 신흥시장 경쟁 격화를 꼽았다. V50은 국내 5G 스마트폰 판매량 130만대 중 20%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스프린트의 소극적인 마케팅, 제한적인 5G 통신망 상황 등으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게다가 LTE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돼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중남미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2020년이 되면 5G 망이 확충되고 애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5G 시장에 참전하기 때문에 LG전자가 5G 선점 효과를 누리는 시기가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LG전자는 “5G 시장 초기에는 퀄컴 등 칩셋 사업자, 통신사업자 등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발 주자 진입이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면서 “성능이 검증된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사업자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2020년 이후에도 의미 있는 매출 증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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