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코츠 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다음달 15일자로 사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코츠 국장의 사임과 함께 존 래트클리프 공화당 하원의원을 DNI 수장 자리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츠 국장은 지난 3월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던 인물이다. DNI는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곳으로, 코츠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임명한 DNI 수장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코츠 국장이 북한과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 안보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견 차 때문에 사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츠 국장은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겐 눈엣가시였다”며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잘해서 잘렸다는 소문도 워싱턴에 돈다”고 전했다.
코츠 국장은 대북 강경파로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차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지난 1월 상원에 출석해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에 꼭 필요한 것으로 보기에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코츠 국장의 지난 3월 20일 문 대통령 예방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한 달 뒤에 이뤄졌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접견 사실을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구체적 현안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코츠 국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러시아가 모종의 역할을 해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핀란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내게) 말했다”며 “공모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코츠 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러시아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 지금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코츠 국장을 겨냥해 “우리 정보수장은 학교를 다시 다녀야 할 것 같다. 수동적이고 순진하다”며 트윗으로 비판하며 말싸움을 이어갔다.
새로 임명될 래트클리프 의원은 텍사스 출신으로 올해 54세다. 북한에 대한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국가안보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왔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지난 24일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에 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관련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뮬러 전 특검에게 “잠재적 범죄 사항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특검) 보고서에 포함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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