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본 제품불매·여행자제 운동이 확산하는 등 반일감정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여행객 감소로 지역경제 타격이 우려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일본 지방공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노선 운행을 중단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경제 악화와 방일 여행객이 줄던 차에 한·일 관계 악화가 뒤따랐다”며 “특히 서일본 지역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여행객에 공을 들이는 지자체가 많아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당초 일본 18개 지방공항이 한국과 사이에 26개의 정기노선을 설정해뒀다. 하지만 지난 5월말 사가현-대구 운휴(운행을 멈춤)를 시작으로, 총 5개 노선을 9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운휴키로 했다.
실제 한국의 일본 여행 자제는 일본 지역경제에 타격을 주는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가 이달 이후 자사를 이용한 한국인 개인 여행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정도 줄었다. 또 오이타현이 한국 여행객이 많이 찾던 지역 내 ‘료칸’(여관)과 호텔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 조사를 해보니, 3곳에서 1100명의 예약 취소가 있었다.
한국관광공사 도쿄지부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일본으로 간 여행객이 약 3100만인데, 한국인만 753만여명이다. 일본 전체 관광객의 25%가 한국인”이라며 “한국인이 일본에 안 와서 일본이 타격을 안 받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여행 자제는 일본 정부가 추구하는 ‘관광을 통한 지방창생’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쓰시마 인구가 약 3만5000명이다. 근데 지난해에 한국인 여행객만 67만명이었다”며 “극단적인 예로 쓰시마의 경우 한국 사람들 아니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거의 안 가는데, 한국인이 안 가면 경제가 파탄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이런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2020년 외국인 유치 목표에도 영향을 준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4000만명의 외국인 유치를 목표로 한다”며 “한국 여행객이 오지 않으면 절대 달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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