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공영방송 KBS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KBS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및 형사 고소를 하고,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대규모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한국당은 25일 KBS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상황을 보도하면서 한국당의 횃불 모양 로고를 방송화면에 노출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 및 25억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언론중재위 손해배상 청구액인 25억3000만원은 전국 당협위원장 253명에 대해 각각 1000만원씩 배상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와 별도로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KBS를 검찰에 고소하고, KBS에 1억원, 양승동 KBS 사장과 취재기자 등 7명을 상대로 각 1000만원씩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박 의원과 대변인인 민경욱 의원 등은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KBS는 지난 19일 ‘9시뉴스’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뉴스 리포트를 내보내며 한국당의 로고와 함께 ‘안 뽑아요’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KBS는 사과했지만, 한국당은 이를 총선 개입 행위로 규정한 상태다.
한국당은 향후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를 희망하는 당원들도 KBS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집단 소송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집단소송의 피고는 양 사장과 취재기자, 앵커 등이 될 것”이라며 “피고들이 불법행위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으므로 원고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라는 것이 청구 취지”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또 해당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제소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국회의원 80여명과 당원 2000여명이 집결,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출정식’도 열었다. KBS 본관 앞에서는 ‘KBS 수신료 거부 전국민 서명운동’이라고 쓴 피켓을 내걸고 수신료 거부 서명을 받았다.
황교안 대표는 출정식에서 “친북좌파 세력들이 KBS를 점령해 ‘청와대 문재인 홍보본부’로 만들어버렸다”며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응원한다고 한 사람이 KBS 사장 자리에 앉아 있다. 당장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이제는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대놓고 여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당을 찍지 말자는 동영상이 뉴스 화면에 버젓이 나오다니 제정신인가”라며 “우리가 낸 시청료가 좌파 방송으로 돌아오고 있다. 편파방송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으니 당당하게 시청료 거부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용기 있게 탈원전과 태양광 비리를 방송한 ‘시사기획 창’을 재방송도 못 하게 하는 게 청와대”라며 “전화 한 번 해서 ‘형님 잘 봐 달라’고 사정했던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재방송도 못 하게 한 문재인 정권의 홍보수석도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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