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상륙 직전 소멸한 올해 첫 태풍 ‘다나스’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 남부지역에서 주택이 빗물에 잠겨 이재민이 나오는 등 일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나스 피해가 부상 1명, 주택침수 30동, 농경지 침수 2454만㎡, 이재민 11명 등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애초 다나스가 몸집이 작은 소형태풍이었던 데다 전남 인근 해안을 지날 때 급격히 에너지를 뺏기면서 강풍 피해는 적었다. 하지만 습기가 많은 ‘비 태풍’이었던 다나스가 남부지역 장마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폭우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전남에는 최고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농경지가 대거 침수됐다. 20일 여수와 강진 해남 고흥의 농경지 928만㎡가 침수되고 완도군 완도읍 주택 1곳이 물에 잠겼다. 21일 오전에는 전남 구례 천은사 인근 계곡에 휴가를 왔다가 고립된 김모(59)씨 등 피서객 8명이 119구조대원들에게 40분 만에 구조됐다. 제주도에선 감귤 비닐하우스 923㎡와 콩 재배농경지 5319㎡가 침수됐다.
부산에서는 담장이 무너진 영도구 주택과 균열 징후가 나타난 남구 한 아파트 등에서 1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일 170편 이상 항공기 결항이 속출한 김해공항은 21일에도 결항·지연이 이어졌다. 태풍으로 폐쇄됐던 부산항은 20일 오후 7시 정상화됐다.
울산은 20일 항공편이 모두 결항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아울러 시가지 저지대 도로 5곳이 침수되면서 한동안 통행이 제한됐다. 또 태화강에서 윈드서핑을 하던 2명이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시가지 주요 도로변의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도 잇따랐다.
경북 영덕군 강구항에서는 바지선 2척이 폭우로 방파제에 고정한 줄이 풀려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됐다. 전북 남원 한 도로에는 3.5t가량의 바위가 떨어져 교통에 불편을 겪었다.
한편 다나스는 20일 정오 전남 신안 섬 지역을 지나다 소멸했다. 중심부 풍속이 태풍 기준인 초속 17m 이하로 떨어지면서 ‘열대저압부’로 격하됐다. 다나스의 조기 소멸은 남해안의 해수 온도 탓이 컸다. 태풍은 해수 온도가 27도 이상일 때 몸집을 불릴 수 있는데 남해안 수온은 주로 23~26도에 머물렀다.
오주환 기자, 전국종합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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