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미국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며 탄핵을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은 15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4명의 여성의원이 공개 기자회견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했다. 특히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일한 오마르 의원(미네소타)은 “지금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4명의 의원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소말리아계 무슬림인 오마르 의원은 “대통령은 적법하게 선출된 4명의 하원의원을 상대로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의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인종차별 발언)이 이제는 ‘백악관 정원’에까지 이른 것”이라며 “대통령이 우리 헌법을 조롱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인방 의원의 주축이 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OC) 의원(뉴욕)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놀랍지도 않다”며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 이 나라는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말해 미국 내 이민자들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4인방 의원들을 향해 “우리나라가 싫으면 떠나라”고 말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앞마당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당신이 우리나라를 증오하고 여기서 행복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다”며 전날 트위터에 올렸던 발언은 인종차별이 전혀 아니라고 부인했다.
또 4명의 의원 중 유일하게 오마르 의원을 거론하며 “오마르는 ‘알카에다에 대해 생각할 때 가슴을 떳떳하게 펼 수 있다’고 했다”며 “나는 사람들이 ‘알카에다가 얼마나 멋진가’라고 하는 말도 들었는데, 지금 이 하원의원이 이스라엘에 대해 끔찍한 말을 하고 유대인을 증오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전날 자신의 트윗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들려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아주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나는 그녀가 그렇게 얘기해서 깜짝 놀랐다”며 인종차별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인방 의원들이 공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이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트위터에서도 “당신이 이곳(미국)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떠날 수 있다! 그건 당신의 선택이고, 당신만의 선택이다”라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싫어한다. 그들은 반이스라엘이고, 알카에다 찬성론자이며, 9·11 테러에 ‘누군가가 그런 일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또한번 오마르 의원을 저격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