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까지 고려해 동선 짰다”… 유서 던지고 토로한 ‘거제 살인’ 용의자

Է:2019-07-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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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2차례 현장 답사… 유서 끼운 휴대전화 던지기도

8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에서 박씨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처가 근무하는 업체 대표를 살해한 이른바 ‘거제 살인사건’ 용의자 박모(45)씨가 범행 전 현장을 답사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주한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기 전 전처를 언급한 유서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9일 경남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8일 오후 2시10분쯤 거제의 한 아파트 주상복합 건물 1층 복도에서 모 건설회사 대표인 A씨(57)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20층 옥상으로 달아난 박씨는 경찰과 약 15시간 대치한 끝에 9일 오전 6시쯤 투신해 숨졌다.

박씨는 옥상에서 혼란스러움과 안정감을 번갈아 느끼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밤새 대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현 상황에 대한 불안감 등을 털어놨다.

박씨가 경찰과 대치하는 것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또 앞서 저지른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 전 2차례 현장답사를 했으며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할 것까지 고려해 동선을 짰다고 경찰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고함을 지르거나 경찰을 해하려는 의도를 보이지 않았다. 술에 취한 흔적도 없었다.

박씨는 옥상에 오른 직후인 오후 3~4시 사이 미리 준비한 유서를 휴대전화와 케이스 사이에 끼운 뒤 옥상 밑으로 집어 던졌다. 유서에는 ‘이혼한 부인과의 문제로 인해 먼저 간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경찰과 대치 끝에 투신한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현장 주변을 119 소방대원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씨는 날이 밝은 뒤 “생각해볼 테니 시간을 달라”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 등 투항 의지로 보이는 말을 했으나 결국 몸을 던졌다. 이날 현장에는 위기협상 요원과 프로파일러, 경찰특공대 등이 투입돼 설득에 나섰으나 막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5층·10층·15층용 에어매트를 옥상 주변에 배치했었다. 그러나 박씨가 창틀과 출입구 지붕에 부딪힌 뒤 에어매트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숨졌다.

박씨는 지난해 5월 이혼한 전처와 전처 직장 대표의 관계를 의심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처는 박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경찰에 진술한 상태다.

피의자인 박씨가 숨지며 이번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더라도 박씨의 사건 전후 행적과 범행 동기, 정신병력 등 전반적 사항에 대한 수사는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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