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이 이번 주말 ‘3차 텐트 전쟁’을 앞두고 있다.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은 서울시의 반대 방침에도 광장에 몽골 텐트 4동을 세울 것이라고 못 박았다.
토요일(6일) 예정된 우리공화당의 ‘광화문 집회’에 맞춰 지지자들이 광화문 북측 광장을 점령하는 게 유력 시나리오로 꼽힌다. 서울시는 당장 직접 충돌은 피하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주말 청계광장에 있는 텐트를 광화문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서울시에서 광화문 광장에 (텐트 설치 방지용) 대형 화분 100여개를 들여다 놓지 않았는가”고 묻자 조 대표는 “우리 텐트를 못 치게 하려면 화분 한 5000개는 갖다 놔야 한다”고 받아쳤다.
‘주말’이라는 것밖에 정확한 텐트 설치 시점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우리공화당은 6일 천막 설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날은 우리공화당 지지세력 5만 명(주최 측 추정)이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들은 2017년 태극기집회와 탄핵 재판 당시 시위에서 사망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제를 가질 예정이다.
조 대표의 발언도 6일 설치설을 뒷받침한다. 그는 앞서 “토요일에 최소 5만명이 광화문에 들어가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라며 “월요일은 광화문 광장 텐트에서 최고위원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 설치 장소는 대형 화분이 없는 광장 북부 또는 중부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터가 넉넉한 데다 우리공화당도 눈독을 들여온 북부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공화당 지지세력 수십 명은 4일 오후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천막 설치 예행연습까지 마쳤다. 광장 북부는 과거 세월호 천막, 우리공화당 1·2차 천막 등이 있었던 남부보다 공간은 넓지만 주목도는 다소 떨어진다.

우리공화당은 마치 군사 작전을 하듯 움직이고 있다. 우리공화당 인지연 수석대변인은 앞서 “대한민국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상황”이라며 “6일 총동원령을 내린다”고 외쳤다. 지난 3일에는 버스로 이동하던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우르르 내려 텐트를 치는 ‘게릴라식 설치’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출 행동이 잦아 6일 텐트 설치설조차 연막작전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인해전술을 펼친다면 사고를 우려해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치 이후에는 지난 1차 우리공화당 텐트 철거 때처럼 행정대집행 절차를 밟아 텐트 철거에 들어갈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 중·북부는 집회, 행사 등이 끊임없이 열리는 공간”이라며 “그 자리에 텐트를 치면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최근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광화문 남쪽 광장에 약 2억1000만원어치 대형 화분 139개를 설치했다. 지난 5월 시작된 두 집단의 ‘천막 설치 갈등’에 서울시가 먼저 쐐기를 박은 것이다. 화분 중 100개 이상이 가로 3m, 세로 3m짜리 초대형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장 남쪽에 집중 배치됐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이 광화문 광장 남부에서 중·북부로 시선을 돌리면서 갈등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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