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철거 작업 도중 붕괴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이 사고 전날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나왔다.
이날 오후 2시23분쯤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 철거 작업 도중 붕괴됐다.
이 사고로 인근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 3대가 붕괴한 건물 외벽에 깔렸다.
건물 잔해에 깔린 차량에서 이모(29)씨가 오후 6시33분쯤 구조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황모(31)씨는 오후 5시59분쯤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황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전해졌다.
다른 승용차 1대에 있던 60대 여성 2명은 경상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차 1대에 있던 사람들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건물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인부 4명도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 사는 주민들은 이 건물이 이전부터 붕괴 조짐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인 김모(34)씨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할머니가 사고 건물 외벽이 휘어져 있고 어제부터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나 붕괴 조짐이 있었다고 얘기하더라”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산다는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철거 현장이 걷기 힘들 정도로 먼지가 날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해체 작업은 원칙대로 하면 큰 문제가 없는데 비산 먼지도 관리하지 않을 정도면 시간에 쫓긴 것 같다”며 철거 작업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이 끝나면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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