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조)성주처럼 계속 우승하고 싶고, 우승해서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박령우가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 ‘최후의 저그’였으나, 이날 우승으로 ‘최초의 저그’가 됐다. GSL이 ‘공허의 유산’으로 진행된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저그 유저인 까닭이다.
박령우는 22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 마운틴듀 GSL 시즌2 코드S’ 결승전에서 조성호(프로토스)를 세트스코어 4대 2로 꺾고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박령우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3000만원을 얻었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박령우는 “세트스코어가 2대2로 맞춰졌을 때부터 풀 세트를 예상했다. 6세트에서 경기가 끝나 눈물을 흘릴 타이밍을 잘 잡지 못했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첫 우승(2016년 스타 리그) 때에도 감정이 북받친 적이 없어 울 줄 몰랐다. 갑자기 눈물이 확 올라오더라”라며 “여태껏 고생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기쁨의 눈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령우는 기본기 싸움에서 이날 승패가 갈렸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그는 “4세트까지 겨뤄보니 서로 준비해온 전략을 쓰면 지더라”라며 “준비해온 전략을 쓰기보다는 기본기 싸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승을 확정지은 6세트 땅굴 러시에 대해선 “연습해온 것은 아니고, 평소에 몇 번 썼던 전략인데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프로토스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시즌, 4강 내 유일한 저그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령우는 “어제 잠들기 전 생각해보니 저는 저그가 약할 때 잘하는 것 같았다. ‘나는 두들겨 맞아야 잘하는, 저그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종족 간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정말 힘들었는데, 우승을 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고 털어놨다.
박령우는 시드권을 갖고 임하게 된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는 “얼른 32강을 뚫고 조지명식을 하고 싶다. 저한테 ‘죽음의 조’라는 똥을 던진 사람들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고 웃으며 “이전 조지명식을 다시 돌려보겠다. 조지명식날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죽음의 조를 만들어주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박령우는 올 시즌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지 않고 개인 연습만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컴퓨터와만 연습을 해왔는데, 이번 우승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이 기세를 몰아 시즌3와 더 월드, 블리즈컨까지 잘 마무리하겠다.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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