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 변호사의 모르면 당하는 法(97)] 명예훼손㉗ 구속영장을 확인했어도 추가 취재는 필요할 수 있다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A는 전직대통령의 비리를 추적하고 있다. 그러던 중 A는 전직대통령 금고지기 B의 구속영장을 우연하게 확인하게 되었다. A는 그 사건을 담당한 수사기관으로부터 요약자료를 받기 까지 했다. A는 전직대통령과 금고지기를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써도 되는 것일까.


A는 우연하게 구속영장을 확인하여 금고지기의 범죄혐의를 알게된 후, 담당자에게 상세한 내용을 요청하여 간단한 피의사실 등이 정리된 자료를 받았습니다. 즉 구속영장을 확인한 후 자료까지 받았을 때 위법성 조각사유가 어디까지 인정되는 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법원은 유사한 사안에서 “별도로 조사·확인을 하지 않고 보도했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 사본을 열람하여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을 알게 되자, 검사에게 취재를 요청하여 다른 기자들이 동석한 가운데 원고 등에 대한 피의사실이 요약·정리된 자료를 배포받고 검사가 발표하는 수사 경위를 들은 다음, 이러한 취재자료에 기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하였다는 것인바,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이 그다지 신속성을 요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할지라도, 위 기사의 취재원이 이 사건 수사를 직접 담당한 검사인데다 사적인 정보가 아니라 소정의 절차에 의한 발표 형식을 취하고 있어 그 신뢰도가 높고, 더욱이 사건 당사자인 원고는 구속되어 있어 원고에 대한 직접 취재를 통하여 사실을 확인하기는 쉽지 아니하였던 점, 위 기사는 그 제목 등에 있어 원고의 범행을 단정하는 듯한 표현이 사용되어 있으나 본문과 종합하여 전체적으로 보면 위 검사로부터 취재한 사건 경위와 수사의 방향 및 그로부터 배포받은 수사자료를 기초로 취재 내용이 객관적으로 작성되어 있는 점, 검사로부터 취재한 피의사실을 기사화하는 경우 별도의 취재를 하지 아니하고 보도를 하더라도 그것이 종래의 취재 관행에 반하지 아니한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언론기관이 검사의 발표에 기하여 원고에 대한 피의사실에 관한 기사를 그대로 작성·게재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진위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조사·확인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는 것이지요.

즉, 공식적인 보도자료가 아니어도 담당 검사로부터 명확한 피의사실이 적시된 자료를 받고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은 경우에는 소정의 절차에 의한 발표 형식이라고 볼 수 있어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위와 같은 사안에서는 피의자가 구속되어 있어 피의자에 대해서 직접 취재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있습니다. 즉, 피의자가 구속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기자 및 언론기관의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명예훼손과 관련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추가적인 취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윤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전), 장애인태권도협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재심법률지원 위원,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법률고문,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딜로이트 컨설팅, 쿠팡, 국민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JTBC, 파이낸셜뉴스, Korea Times 등 자문. 당신을 지켜주는 생활법률사전(2013. 책나무출판사), 생활법률 히어로(2017. 넘버나인), 보험상식 히어로(2017. 넘버나인) 등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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