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점이 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를 악의적으로 왜곡하려는 세력에게 빌미가 되는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발언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라 “발언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언급한 황교안 대표의 사과가 무색해지게 됐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당 대표의 뜻을 존중해서 짧게 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황 대표는 정 의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3시간 만에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 과한 부분이 있었다”고 광속 사과했다.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당대표 특강에서도 “실수하지 않도록 언행에 특별히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잇따른 막말 논란에 부담을 느끼면서 정 의장도 추가적인 해명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정 의장이 해명을 못 하도록 막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정 의장은 지난달 31일 ‘한국당 제4차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당국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을 숙청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김 위원장은 신상필벌이 확실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렇지 못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야 4당은 일제히 “역대급 막말”이라며 정 의장의 사과 및 사퇴를 요구했지만 정 의장은 언론과 여당이 “본말전도 격으로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정 의장이 숙청됐다고 언급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2일 김 위원장과 함께 군부대 공연을 관람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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