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에게’ 박진성 시인이 보내는 분노의 시

Է:2019-04-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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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진성 시인이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보내는 시를 썼다. 박 시인은 “원색적인 표현으로 유가족을 능욕한 차 전 의원에 대한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며 시작(詩作)의 이유를 설명했다.

박진성 시인. 페이스북 캡처

박 시인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명진에게’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8단락 20행짜리 시는 박 시인이 차 전 의원을 앞에 두고 하는 대화 형식이다. 짐승조차 새끼를 잃으면 꿈에서라도 더는 못 해치게 지켜주고 싶은 것인데 어찌 유가족을 짐승보다 못하다고 표현했느냐는 내용이다.

차명진에게

자식이 죽으면 말이야
나의 피 같고
눈 안에 도는 눈물 같고
내 복숭아뼈 같은
그 자식이 죽으면 말이야

꿈에서라도 잠 자다가도
내 자식을 회 처먹고 내 자식을 찜 쩌먹고
내 자식을 뼈까지 발라먹으려는
그 짐승 새끼들이

더는 못 해치게 지키고 싶은 것이야

이렇게 벚꽃 흩날리는 4월이면
소름이 피부가 된 계절이면

그 죽은 자식들이 살아 돌아와서
물에서 걸어나와서
며칠씩 베갯머리에서 자고도 가는 것이다

짐승 새끼들도 그러는 것이다

그 주둥이를 닥치라
그 손가락을 부러뜨려라

짐승이 아닌 사람이라면 네가,
짐승 새끼가 아닌 사람 새끼라면

박 시인은 국민일보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차 전 의원이 쓴 글을 봤는데 이건 사람이 사람에게 할 말이 아니다 싶었다”면서 “원색적인 표현으로 유가족을 능욕했는데 그걸 보는 유가족 심정이 어떨까. 요즘 벚꽃이 한창인데 유가족은 얼마나 아플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색적인 표현으로 그대로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진성 시인 페이스북 캡처

그는 또 “사람의 목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돈으로 생각하는 (차 전 의원의) 발상 자체가 너무나 천박하다”면서 “조용히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는 분들께도 차 전 의원의 비하발언은 고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 전 의원이 제 시를 읽고 제발 생각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박 시인은 2001년 ‘현대시’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2014년 제8회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2016년 10월 인터넷을 중심으로 박 시인이 여성 습작생들을 상대로 상습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일었다. 박 시인의 강간 등의 혐의를 수사한 경찰과 검찰은 그러나 2017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허위사실로 박 시인을 고소한 20대 여성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 시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또 다른 20대 여성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인정돼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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