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정해진 규격으로 화재 대피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지만 실제 아파트 거주자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대피시설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16일 국회에서 진행한 아파트 화재 대피 실효성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리서치는 김 의원의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533명, 만 19세 이상 아파트 거주자를 대상으로 전화 조사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선생님 가구에 설치된 화재 대피시설은 화재 발생시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24.1%만이 ‘대피시킬 수 있다’고 응답했다. ‘대피시킬 수 없다(42.1%)’거나 ‘잘 모른다(33.7%)’ 등 부정적 응답은 75.8%나 됐다. 아파트 거주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대피시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또 응답자 84.0%는 자신이 비용 일부를 내더라도 대피시설을 개선하고 싶다고도 했다. 시설 개선이 필요한 이유로 32.8%가 ‘긴급시 사용이 어려움’을 꼽았고 ‘시설의 노후화’를 지적한 응답자도 29.5%나 됐다.
응답자 중 36.5%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어떤 화재 대피시설이 설치돼 있는지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할 때 대피시설을 안내받은 아파트 거주민도 21.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절대 다수인 97.0%는 관리사무소에서 정기적으로 아파트 화재 대피시설의 위치와 사용방법을 안내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의원은 “대피공간 및 피난시설의 평상시 인지도와 비상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위치 도면과 사용방법 등 내용을 담은 ‘화재 안전정보 표지’를 현관문 안쪽과 해당 시설에 부착하는 제도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년 사이에 아파트 화재는 3023건 발생했고 사망 32명을 포함해 인명피해가 286명에 이르렀다. 재산피해는 112억원 발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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