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잊히면 안되는 일, 잊지 않으면 좋겠어요”(인터뷰)

Է:2019-04-16 11:56
:2019-08-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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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영상 만든 수피아여고 박인영양 “생존자들 더는 미안해하지 않기를”

광주 수피아여자고등학교 재학생 8명이 제작한 '세월호 5주기 추모 영상' 중 한 장면. 사고 당시 단원고등학교 학생이 가족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박인영양 제공

“물론 슬프고 눈물도 났지만 당시 정부의 대처와 여러 문제를 보며 화가 났어요.”

광주 수피아여자고등학교 방송부 부장 박인영(17)양은 “다시는 이런 사건이 생기지 않게 대비하고 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월호 5주기 추모 영상을 제작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양 외 수피아여고 재학생 7명이 만든 영상은 지난 15일 광주시교육청 추념 행사에서 상영됐다. 5주기 당일인 16일 교육청 페이스북에도 공개됐다.

박양은 이날 서면 인터뷰에서 “저희를 비롯해 많은 학생이 이 참사를 잊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영상을 제작했다”며 “세월호 참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점차 줄어드는 것 같지만, 여러모로 잊히면 안 되는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훗날 이 참사에 대해 묻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고였고, 왜 일어났는지를 답해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양이 속한 방송부는 지난해에도 추모 영상을 제작했다. 교내 세월호 추모식 때 상영됐고, 유튜브에도 게시했다고 한다. 이후 유튜브 영상을 본 교육청 관계자가 “5주기 추념 행사에서 틀고 싶다”며 박양 측에 연락해왔다. 행사 당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관계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학생회 영상부도 제작에 참여했지만, 영상을 완성하는 데는 3주가 걸렸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측 자료와 관련 언론 보도, 유튜브 영상 등을 참고해 자료를 수집했다. 박양은 “기획, 편집, 녹음, 촬영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했다”며 “자료를 하나하나 공부해가며 모았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그날의 기억 하나 ▲그날의 기억 둘 ▲뮤직비디오 등 총 세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두 번째 파트에서는 정부·해경의 미흡했던 대처, 참사 이후 생존자·유가족의 삶을 각각 다뤘다. 마지막 파트는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수피아여고 찬양단과 뮤지컬 동아리가 노래하고, 영상을 덧붙여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박양은 “처음에는 몇 가지 영상을 이어붙이면 될 줄 알았다”며 “그러면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아 ‘생존자 일기’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파트에 삽입된 생존자 일기는 세월호 사고에서 구조된 학생이 일기를 쓴다고 가정해 참사 당일 상황과 5년이 흐른 현재의 심경을 여러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했다.

또 “많은 추모 영상이 희생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저희는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힘들게 살아가는 생존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박양은 “어떻게 그 사건을 잊을 수 있겠느냐마는 생존한 단원고 졸업생분들께 더는 좌절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아마 하늘에 있는 학생들도 생존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바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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