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의 누적된 피로와 떨어진 팀 컨디션은 정신력으로도 이겨낼 수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3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에 1대 2로 패배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며 리버풀의 맹렬한 기세에 맞섰으나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사우샘프턴전을 마지막으로 3주간 휴식에 돌입했다. 팬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기간에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기대했다. A매치 기간에 돌입하기 전 펼친 4경기에서 1무 3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장 큰 원인이 체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매치는 오히려 토트넘에 독이 됐다. 토트넘의 세르주 오리에와 에릭 다이어는 대표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리버풀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여파는 교체명단에 그대로 드러났다.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빅터 완야마와 신예 올리버 스킵이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키어런 트리피어를 대체할 교체선수는 없었다. 리버풀엔 파비뉴, 아담 랄라나, 제르단 샤키리 등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교체선수가 많았던 반면 토트넘의 전술적 카드는 손흥민밖에 없었다.

토트넘 팬들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기대했다.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지만 리그 일정보다 촉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토트넘 선수들은 피로감을 거의 해소하지 못했다. 몸은 무거웠고 패스는 엇나갔다. 무딘 창은 가뜩이나 강력한 리버풀의 수비진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공 배급과 창의적 패스를 담당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움직임은 둔했다. 장기인 중거리 패스는 상대 수비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기는커녕 공격 템포를 끊어먹는 족쇄로 전락했다. 무사 시소코와 짝을 이룬 델레 알리는 속도감과 특유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해리 케인은 후반전에 전술이 바뀌며 흐름을 조금씩 찾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대니 로즈는 최근 5경기에서 가장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후반 막바지에 들어설수록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로즈는 후반 40분에 맞이한 토트넘의 득점 기회를 어이없는 패스로 날려버리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시소코가 마주한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와 로즈의 헛발 크로스, 알리의 감아 차기 등 승리할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45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자책골로 리버풀에 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변칙 전술과 정신력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던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전 경기력에 만족한다. 4위 내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로를 풀기엔 토트넘의 일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 경기 일정이 촘촘한 데다 3주 동안 맨체스터 시티를 세 번이나 만난다. 체력을 회복하려야 할 수 없는 일정이다.
해리 윙크스, 다이어, 오리에의 복귀도 아직 확실치 않아 다양한 전술적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A매치 기간 어려운 상황이 해소될 줄 알았더니 다시 더 큰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찝찝하게 리버풀전을 패하며 최악의 4월을 시작한 토트넘. 4위에 안착할 수 있을까. 새 구장에서 팬들의 걱정만 깊어지고 있다.

토트넘의 4월 일정
-3일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 (홈)
-10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체스터시티전 (홈)
-13일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허더즈필드전 (홈)
-18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체스터시티전 (원정)
-20일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맨체스터시티전 (원정)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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