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파키스탄 여성이 남성들을 위해 춤을 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쇠파이프에 나체로 묶인 채 삭발을 당했다.
현지 언론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27일 라호르에 사는 남성 두 명을 폭행과 학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 춤을 춰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인 아스마 아지즈를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아지즈가 춤 요구를 거부하자 “당장 춤을 추라”며 폭행했다. 그가 계속해 추지 않자 옷을 벗긴 후 파이프에 묶고는 “목을 매달아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삭발했다.
놀랍게도 가해자 중 한 명은 아지즈의 남편이다. 아지즈는 “남편은 평소에도 나를 많이 때렸다”며 “이번에는 그의 직원이 보는 앞에서 옷까지 벗겼다”고 호소했다.
아지즈에 따르면, 그는 가까스로 탈출해 인근 경찰서에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하려면 돈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 결국 아지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남편과 삭발 당한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다.
아지즈의 게시물은 세계적 공분을 일으켰다. 국제인권단체들까지 들고 일어나자 파키스탄 연방정부가 직접 나섰다. 시린 마자 인권부 장관은 “경찰이 신고를 접수했고,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전하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국제앰네스티(AI) 남아시아 지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 여성은 사회 구조적으로 억압받고 있다. 현재 이들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여성 보호를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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