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대면식에서 마음에 드는 여학우를 고르게 하거나 여학우 얼굴을 평가하는 등 악습이 폭로된 이른바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에 대해 총장이 나서 해명했다. 총장은 이와 관련해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교내 긴급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남학생의 제적이나 교사직 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6만명이 넘는 이가 서명했다.
김경성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은 18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담화문을 통해 “일부 학생들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것이지만, 이미 다른 학생들도 유사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등 사태가 더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 문제가 지니는 긴박성과 심각성을 고려해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내 교수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에서 신속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며 “조사결과 명백히 문제 있는 행동을 한 학생들은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로 근무하는 졸업생에 대해서는 “졸업을 하고 교사가 된 졸업생의 조치는 현재 소속 학교나 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원칙과 정도에 따라 조사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은 학생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 청원 등을 통해 알려졌다. 서울교대 내 다수의 학과의 여러 남학생이 그동안 신입생 대면식에서 여자 후배 얼굴을 평가하는 자료를 만들어 돌려 봤다는 폭로였다.
“서울교대 모든 남학생이 그런다”는 식의 주장이 인터넷에 떠돌자 이에 일부 학과의 특정 학번 대 남학생들은 입장문을 내며 반박하기도 했다. 최근 교내에는 “XX학과 OO학번은 그런 자료를 만들어 돌린 적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한 대자보가 붙었다. 그러나 “신입생 대면식에서 여학우의 순위 매기기에 참여한 것에 사과한다“는 식의 몇몇 학과의 특정 학번 대 남학생 명의의 사과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여학생들은 최근 학교에 신입생 대면식 성희롱 사건을 고충 사건으로 접수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학생들을 집단 성희롱한 남학생들이 초등교사가 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19일 오전 현재 6만3000여명이 동의 서명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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