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은 3월 A매치에 나설 27명의 한국 축구대표팀 정예요원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만 18세 20일로 한국 축구 사상 7번째 어린 나이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발렌시아 소속으로 아시아 선수 최연소로 데뷔전을 치렀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의 위치와 역할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정한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성격으로 유명한 벤투 감독이지만 스페인에서 불러들인 만큼 이강인에게 교체로나마 출전 시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강인은 소속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나 왼쪽 측면 스트라이커로 나서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선수다. 공간에 대한 이해도와 정확한 패싱, 볼을 지키는 능력이 장기로 꼽힌다. 스페인에서 성장기를 보낸 만큼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2019 아랍에리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기성용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강인으로서는 이달 A매치에서 자신의 확실한 포지션만 찾아도 큰 수확이다. 벤투 감독의 4-2-3-1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자원은 충분하다. 구자철과 기성용이 떠났지만 이청용, 황인범, 이재성이 있다. 하프 스페이스를 넓게 활용하고자 한다면 황희찬 역시 라인을 내린 2선에서의 투입이 가능하다. 내부적인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당장 중용 받기는 어렵다. 벤투 감독에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먼저다.
이강인이 벤투호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술적 이유다. 벤투 감독은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경기운영을 선호하는 성격이 아니다.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시작되는 빌드업 과정을 중요시한다. 공을 탈취한다 하더라도 측면으로부터 속공 상황을 전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앙 지향적으로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흔히 말하는 ‘치고 달리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비 능력과 피지컬에서 약점을 보이는 이강인에게 딱 맞는 옷이다. 2선 공격 라인과 중원 장악력에 힘을 쏟는 벤투호 스타일과 들어맞는다.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어떤 포지션에서 뛰어야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뽑았다”고 예고한 만큼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황의조의 뒷선에 있는 왼쪽 측면에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도 설 수 있다.
다만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며 실전 감각을 잃은 것이 우려된다. 지난달 22일 스코틀랜드 셀틱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전에서 교체로 나와 15분가량을 소화한 것이 1군 승격 후 가진 출전 전부다. 이강인은 이달 A매치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무대면서 동시에 자신을 증명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결국 2선 경쟁이 치열한 벤투호에서 살아남는 것은 이강인의 몫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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