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희생자 3인, 28일만에 뒤늦은 영결식

Է:2019-03-13 14:46
:2019-03-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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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앞에서 열려 공장 직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4일 폭발로 숨진 한화 대전사업장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13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대전사업장 정문 앞에서 엄수됐다. 사고 발생 28일만이다.

희생자들은 이날 오전 6시 빈소를 떠나 화장터로 향했다. 500여명에 달하는 대전사업장 임직원들은 오전 10시 시작되는 영결식을 앞두고 대전사업장 입구 방향 도로 양 옆에 도열했다. 유명을 달리한 뒤 28일만에 다시 사업장을 찾는 희생자들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예기치 못한 동료들의 죽음 탓이었는지 직원들의 얼굴에는 비통한 감정이 역력했다.

10시가 가까워지자 화장터에 들렸던 운구차 3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족들이 탄 대형 버스와 개인 차량도 뒤를 따랐다. 도로 양 옆에 도열해 있던 임직원들은 목례를 하며 희생자들에 대한 예를 표했다. 차량들은 대전사업장 정문을 통과해 32동과 58동, 12동을 차례로 돌고 다시 정문밖으로 빠져 나왔다. 희생자들이 생전에 근무했던 곳이었다.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앞에서 열려 공장 직원들이 예를 갖추고 있다. 뉴시스

운구차량 밖으로 나온 희생자 3명의 유골함이 단상 위에 놓이자 일부 동료들이 단상 밖에서 눈물을 훔쳤다. 차량에서 내린 유가족들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단상 앞에 모여앉았다.

오전 10시 합동영결식이 시작됐다. 영결식은 묵념 및 희생자 약력 소개, 추도사 낭독,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곳곳에서 울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영결식이 거행됐다.

동료직원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이시영 씨는 “사고 발생 당시 정신 없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모두는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이렇게 유명을 달리하는 큰 슬픔을 겪으니 정신이 아득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고인들을 알지 못할지라도, 고인과 함께 이 장소에서 땀을 흘리고 함게 일을 해 온 가족”이라며 “다시는 이처럼 슬픈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결의를 다지고 뒤돌아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앞에서 열려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뉴시스

추도사 낭독에 이어 유가족 대표 김용동씨가 합의문을 낭독했다. 합의문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방위사업청과 고용노동부, 대전시 등의 철저한 관리감독도 주문했다.

김 씨는 “할 일이 많았던 이 젊은 청년들은 큰 꿈을 갖고 일터에서 동료들과 일을 했다”며 “지난 28일 간 냉동됐던 아이들에게 너무 죄스러웠다. 다시는 젊은이들이 한줌의 재가 되는 끔찍한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들은 운명을 다 하지 못하고 하늘로 가지만, 남은 동료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을 하기를 바랄 것”이라며 “지금까지 동료들이 함께 해 준 사실을 유가족들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1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앞에서 열려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합의문 낭독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헌화가 이어졌다. 애써 눈물을 참던 유가족들은 단상에 놓인 희생자의 유골함 앞에서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유골함 앞에서 한참을 오열하던 이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뒤로 한 채 자리로 돌아갔다.

박영순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한 외빈,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동료직원들의 헌화를 끝으로 약 1시간만에 영결식이 종료됐다. 다시 운구차에 오른 희생자들은 동료들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장지로 떠났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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