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필리페 쿠티뉴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득점을 맛본지 오래 됐다. 가장 최근 득점은 지난 1월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경기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10월을 마지막으로 득점하지 못했다. 쿠티뉴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라요 바예카노와의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홈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자신만의 특정한 포지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으로선 머리가 아플 법 하다. 측면 공격수로 기용하자니 오스만 뎀벨레가 뛰어나고, 중앙 미드필더로 옮기자니 아르투르 멜루와 이반 라키티치가 버티고 있다. 벤치에 썩히자니 1억6000만 유로(약 2044억원)라는 사상 3번째로 높은 거액 이적료가 신경 쓰인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괄목할 만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겨울, 바르셀로나가 처음 영입할 때 그는 일본 무대로 떠난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의 대체자였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이반 라키티치 윗선에서 직선적으로 움직이며, 전방에 있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의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그의 창의적인 패스가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장기적인 관점에서 데려온 멜루가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기회를 받자 이적 첫 시즌에 폭발적인 활약을 보였다. 뛰어난 볼 컨트롤을 바탕으로 공격상황에서 뛰어난 인지 능력을 보이는 멜루에게 제2의 사비라는 극찬이 잇따르고 있다. 이적 후 반년 만에 완벽하게 바르셀로나 리듬에 적응했다는 평가다.

라키티치의 체력안배를 위한 백업 요원으로 데려온 아르투로 비달 역시 노련함을 장기로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포백 수비진의 바로 앞에 위치한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과거 전성기 때보다는 기량이 떨어졌다고 평가되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수준의 경기조율 능력을 자랑한다.
쿠티뉴에게는 설상가상으로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활약하는 프랭키 데용이 오는 여름 곧바로 바르셀로나에 합류한다. 데용은 중원을 장악하며 출중한 볼 배급 능력과 커버 플레이를 자랑한다. 바르셀로나에서도 곧바로 주축으로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바르셀로나 중원에서 자리를 꿰차기 위한 내부적인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선수 생활 평생 한 포지션에 국한해온 전문 미드필더들. 뎀벨레와 경쟁하며 메시, 수아레스와 함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스리톱의 한자리를 굳히는 것이 쿠티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왼쪽 아크 외곽에서 골문을 향해 날카롭게 내리꽂는 슛은 ‘쿠티뉴존’으로 대표될 정도로 그의 최고 장기다. 뎀벨레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그의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자신만의 포지션을 찾는 것. 바르셀로나 4-3-3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쿠티뉴의 첫 번째 임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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