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 유치원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대정부 궐기대회 도중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를 앞세운 퍼포먼스를 벌였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인터넷에서는 서울의소리 대표가 한유총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영상이 호응을 얻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응징언론’ 서울의소리는 4일 유튜브 채널에 ‘한유총 응징취재, 불법비호에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까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이날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유총 사무실을 찾아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관계자들을 만난 백 대표는 “한유총은 독립운동 단체나 공익을 위한 곳도 아니고 사익을 취하는 곳인데 왜 이 분들을 집회에 끌고 나오셨어요”라면서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라고 호통을 친다.

5일 서울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한유총은 지난달 25일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 궐기대회’를 개최하면서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복장을 한 한유총 관계자들이 한유총 휘장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반대’ ‘유아교육 사망선고’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부대를 인도해 집회장으로 입장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 복장을 입은 관계자들은 단상에 올라가 “사립유치원 말살에 목적을 둔 유아교육정책에 항의한다”는 구호까지 외쳤다고 한다.
서울의소리는 “사익추구를 위해 나선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집회를 마치 ‘독립운동’으로 묘사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이었다면서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유총 사무실을 찾아간 백 대표는 “이 분들이 소중한 줄 알고 이용해 먹으려면 적어도 한유총이 3·1절 행사를 하든지 기념식장에라도 가야하는 것 아닌가. 행사를 직접 하거나 한유총 회장이 기념식장에라도 갔느냐”고 묻는다. 한유총 관계자들은 “행사도 하지 않았고 기념식장에도 안 갔다”고 대답하고 “혹시 안중근 의사나 유관순 열사의 친인척이냐”고 되묻기도 한다.
백 대표는 “전 친인척은 아니지만 조선의열단 기획단장이며 이걸 보고 분노를 금치 못해 왔다”면서 “이덕선 이사장의 사과를 듣고 싶다”고 요구한다.
사무실에 있던 여성은 급했는지 “제가 기획한 일인데 이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다”면서 “속상하시겠어. 그러네 맞어.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이 일로 상처를 받으셨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사과를 받고 사무실을 나온 백 대표는 “권력은 나쁜 짓 하는 사람 벌주라는 게 권력이지 상을 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상은 아무나 줘도 상관없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한유총을 엄벌해서 독립운동가 팔아먹지 못하게 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서울의소리 또다른 취재진은 한유총 관계자에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운영하는 사학재단이 (개원 연기에 동참하지 않고) 유치원 개원한다는데 한유총에서 징계하느냐”고 묻자 한유총 관계자는 “그럴 권한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답변한다.
서울의소리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자신들 이익에 유관순 안중근 열사를 이용했다고요? 진짜 기가 막히네요” “안중근 의사 유가족이냐고 묻네. 그게 말인가. 한유총이 독립단체도 아니면서 왜 그 분들을 끌어들여” 등의 공감 댓글을 달고 있다.
한유총 궐기대회에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거친 언사가 쏟아졌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좌파들의 교육사회화와 야합해 사립유치원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면서 “좌파집권당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의소리는 홍문종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이 현장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한유총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유치원 개원 연기 투쟁으로 교육일정의 차질이 빚어졌다며 이 책임을 물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한유총은 즉시 개원연기를 철회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설립허가 취소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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