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용규(34)의 트레이드 마크는 ‘용규 놀이’다.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10년 8월 29일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유래됐다. 넥센 투수 박준수는 8회 말 첫 타자 이용규에게 20구를 던졌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이었다. 그러나 박준수도 이용규만 상대하고 바로 송신영과 교체되어 내려와야만 했다.
용규 놀이에서 알 수 있듯 이용규의 최대 강점은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4년 데뷔 이후 한 시즌도 70개 이상의 삼진을 당한 적이 없다. 2005년 64개가 개인 최다 삼진 기록이다. 지난해에도 62개를 당했다. 1위인 LG 트윈스 오지환(29)이 146개의 삼진을 기록한 것에 비교해 82개나 적다. 한 시즌 평균으로 환산하면 39.4개에 불과하다.
이용규는 지난달 30일 극적으로 한화와 잔류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 2+1년,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등 최대 26억원 규모다. 5년전 총액 67억원의 계약을 맺고 한화로 이적했을 때와 비교된다. 더구나 옵션 조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용규는 2017년 말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1년 유예한 바 있다. 9억원의 연봉이 4억원으로 5억원이나 감소하는 수모도 감수했다. 지난해 이용규는 134게임을 뛰면서 144안타, 타율 0.293을 기록했다. 도루는 30개나 기록했다. 예전의 이용규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용규는 통산 5733타수 1730안타, 타율 0.302를 기록하고 있다. 451타점, 978득점을 올렸다. 346도루도 있다. 올해 1000득점 돌파는 무난하고 2000안타도 내년쯤 달성 가능해 보인다. 그러기 위해선 2015년 모드가 필요하다. 그해 168안타를 때려냈다. 개인 최다 기록이다. 2006년 154안타로 최다안타왕에 오른 뒤 9년 만에 갱신한 기록이다. 2016년에도 159안타까지 때려낸 베테랑이다.
그러나 이용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한 몸이다. 잦은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 124경기, 2016년 113경기, 2017년 57경기, 2018년 134경기를 소화했다. 부상 없이 한 해를 보낸다면 2000안타에 훌쩍 다가설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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