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이범호(38)마저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조기 귀국이다. 왼쪽 허벅지가 찢어지면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범호는 2013년부터 핫코너를 지켜온 KIA의 주전 3루수였다. 2013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해온 이범호이기에 공격 라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체 자원이 있긴 하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온 최원준(22)은 지난해 40경기 177.2이닝을 3루수로서 수비한 바 있다. 일정 정도 공격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승현(22)도 31게임에 3루수로 출전해 156.2이닝을 책임졌다. 타이완 캠프에 있는 황윤호(26)도 27게임에 3루수로 출전해 42.2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들이 1982경기를 뛴 이범호의 공백을 곧바로 메꾸기란 쉽지 않다. 328홈런으로 대표되는 공격력을 대체하는 것도 단 시일 내 되지 않기에 시즌 초반 전력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범호 개인적으로 FA 계약 마지막 해기에 선수 생명 연장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윤석민(33)의 조기 귀국도 예사롭지 않다. 연봉은 1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고 삭감액인 10억5000만원이 깎이는 수모도 감수하고, 부활을 준비해왔던 그였다. 선발 복귀도 꿈꿨다. 그러나 어깨 부상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KIA로서도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윤석민의 이탈은 예감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김세현(32)의 올해 부활은 무엇보다 필요했다. 지난해 부실한 뒷문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2016년 36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그였기에, 김세현의 조기 귀국은 전력 구상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김윤동(26)이라는 카드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KIA는 2017년 우승팀에서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를 턱걸이했다. 전력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베테랑들의 잇단 이탈은 시즌 초반 힘겨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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