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클 뿐 아니다 치료 경과도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임홍석 교수는 심혈관질환으로 스텐트 삽입술(금속망을 넣어 심장혈관을 넓힘)을 받은 환자 441명을 대상으로 총체지방, 부위별(팔, 다리, 몸통 등) 체지방, 총체지방과 부위별 체지방의 비율을 측정하고 시술 후 5년간의 주요 임상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지방이 복부(몸통)에 있는 비율이 가장 높았던 환자군이 가장 낮았던 환자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약 1.8배 더 높게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주요 심혈관 사건이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재시술, 비치명적 심근경색 등으로 정의됐다.
다만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와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과는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는 체중과 신장(키) 만을 이용한 단순 계산식이기 때문에 지방, 근육 등을 구분해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보디빌더는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은 적지만, BMI로 평가하면 ‘비만’에 해당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BMI 뿐 아니라 새로운 비만 평가법으로 ‘이중 에너지 X선 흡수법(DXA)’를 이용해 지방, 근골격 조직 등을 구분해 측정했다. 이 방법은 X선을 쪼여 부위별로 지방, 뼈, 근육 등을 정량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임 교수는 “다른 부위보다 복부(몸통)에 지방이 있으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심장혈관질환의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많은 환자들이 받고 있는 스텐트 시술 즉, 심혈관 중재시술 후 예후도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심장혈관질환의 예방 뿐만 아니라 시술 후 심장건강을 위해서도 특히 복부에 지방을 줄이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비만을 단순히 BMI 만으로 평가하는 것 보다 우리 몸 부위별로 지방, 근육량 등을 세부적으로 측정해 건강 관리에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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