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씨가 공개한 풀버전은 23분12초짜리로 지난 6일 오후 2시33분부터 촬영된 것으로 돼있다. 박씨는 “집 근처에서 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사건 직후까지 담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넓지 않은 길에서 시작한다. 이후 15분50여초까지는 별다른 상황이 없다. 박씨는 빨간 신호등에 정차했을 때 차량 사이로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지 않을 정도로 신호를 지켰다.

문제의 스타렉스는 영상의 15분50여초부터 등장한다. 2차선을 천천히 달리던 스타렉스를 박씨의 오토바이가 앞질러 나가자 스타렉스가 갑자기 속력을 올리며 따라 붙는다.

1분쯤 뒤 박씨의 오토바이 옆으로 스타렉스가 아슬아슬하게 다가온다. 신호등에 걸리자 스타렉스 차주는 창문을 열고 박씨를 향해 뭔가 소리를 친다. 블랙박스 영상은 오토바이의 후면만 찍히는 것이어서 이때 두 사람 간에 어떤 언행이 오갔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처음 오토바이가 스타렉스를 앞지를 때 스타렉스 운전자가 크게 화를 낼만한 특이사항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후 스타렉스 차주는 1차선에 있던 박씨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차를 정차시켰고 박씨는 중앙분리대와 스타렉스 사이 좁은 길로 오토바이를 빼내 달린다. 이 때 박씨의 뒷 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옆 차선으로 차를 돌리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6분은 스타렉스가 박씨를 추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스타렉스가 급하게 따라 붙느라 아슬아슬한 상황이 몇 차례 이어진다.

박씨의 오토바이도 스타렉스를 피하려고 그랬는지 다소 속도를 올렸다. 스타렉스는 급기야 2차선을 가던 박씨의 오토바이를 빠른 속도로 따라붙은 뒤 추돌한다.
박씨는 이후 상황에 대해 “스타렉스 차주가 도대체 왜 내게 화를 내며 따라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스타렉스는 내 오토바이를 친 뒤 그대로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행히 전신 타박상만 입었는데 혹시 몰라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어제는 CT를 촬영했고 오늘은 정밀검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렉스 차주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씨는 “사건 이후 경찰과 통화했지만 스타렉스가 인근 인력사무소 것으로 알고 있다는 설명만 들었다”면서 “하루빨리 가해자가 검거돼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의 대표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는 풀버전 영상을 확인한 뒤 “스타렉스가 이유 없이 쫓아온 것 같다”면서도 “두 운전자가 누가 더 빠른지 대결하자고 했을 수도 있고, 스타렉스 운전자가 미처 앞을 보지 못하고 추돌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섣불리 보복운전이라고 단정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변호사는 “다만 보복 뺑소니 운전이 확실하다면 스타렉스 운전자는 형사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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