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여성 A씨가 최근 KBS ‘코인법률방2’에 출연해 심적 고통을 털어놨다. A씨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이후 인터넷 댓글을 남겨 “남자친구를 다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A씨는 스무 살이었던 2017년 2월 남자친구와 처음 만났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였다. 당시 남자친구의 나이는 24세. 두 사람은 곧 열애를 시작했다.
A씨는 교제 도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29세였고, 심지어 다른 여성과 사귀고 있었다. 속은 쪽은 A씨였지만 남자친구는 적반하장식 태도로 나왔다. 그는 외려 A씨를 폭행하며 “너는 좀 맞아야 한다” “너처럼 뚱뚱한 애랑 왜 만났을까”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A씨는 중학생 시절에도 성폭력과 학교 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남자친구가 마음의 상처에 위로가 되는 존재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쉽게 헤어질 수 없었다. A씨는 “남자친구가 목을 매서 자살하려는 시늉까지 하더라. 그때 제정신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A씨를 만취 상태로 만든 뒤 이른바 ‘초대남’을 불러 성관계를 강요했다. A씨가 소리를 지르며 거부했지만 남자친구와 초대남은 멈추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이후 “(이전에) 제대로 안 했으니 다시 하라”며 같은 일을 한 번 더 벌였다.
A씨는 남자친구를 고소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이 ‘성폭행 혐의’가 아닌 ‘성매매’로 고소장을 접수한 탓이었다. 방송에 법률 자문가로 출연한 신중권 변호사는 “성매매라고 판단한 이유를 모르겠다. 이는 특수강간”이라며 “반항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알면서도 초대남이 성폭행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준강간이다”고 했다.
A씨의 사연은 지난달 30일 소개됐다. 방송된 지 1주일 정도가 흘렀지만 피해 내용이 충격적인 탓에 아직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언급되고 있다. 특히 같은 날 방송된 ‘데이트폭력 BJ’ 사연이 네티즌의 공분을 사며 덩달아 재조명됐다.
자신이 A씨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은 6일 한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A씨의 사연을 다룬 기사였다. 그는 “BJ 사건이 심각해서 제 사연은 기사로 올라오지 않을 줄 알았다”며 “저는 사연 속 준강간 피해자”라고 적었다.
이어 “당시 저는 이게 준강간인지, 성매매인지 전혀 몰랐다”면서 “제가 선임한 변호사님이 대신 접수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은 “코인법률방에서 잘못 고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다시 약을 먹으며 정신과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님은 죄명이 잘못 들어가서 불기소 처분했지만 남자친구와 삼자대면할 때 대신 화내주시고 저를 위로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현재 신 변호사님께 의뢰를 맡겼고 준강간으로 재고소할 예정”이라며 “최근 증거 녹음을 위해 가해자와 만나 얘기했는데 ‘술 마셔서 하면 심신미약으로 감형되잖아. 내가 그때 술 마셨잖아’라고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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