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서 주재 직원 14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 증세를 보이자 캐나다 외교부가 주재 직원 규모를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앞서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 양국 외교갈등으로 비화한 바 있다.
캐나다 외교부는 30일(현지시간) 대사관에 새로 부임한 외교관이 원인 불명의 괴질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은 지난해 여름 부임한 뒤 지난달 29일부터 메스꺼움, 현기증, 집중력 저하 등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쿠바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선 2017년 10월 이후 13명의 직원들이 같은 증상을 호소했었다.
캐나다 정부는 당초 괴질이 반복해서 발생하자 주재 직원을 16명으로 감축했으나 이번에 다시 절반인 8명으로 줄이는 긴급 대처에 나섰다. 외교부 관계자는 “신규 환자 발생으로 미루어 괴질 사태가 아직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캐나다의 공관 축소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호세피타 비달 주캐나다 쿠바 대사는 “캐나다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결정이 외교관들의 건강 문제 해결과 상관없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도 2016년 9월부터 숙소에서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린 후 현기증과 두통, 구토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 정부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음파 공격을 했다며 직원 대부분을 본국으로 귀환시켰다. 이 일로 버락 오바마 정부 때 가까스로 회복한 두 나라 관계가 다시 악화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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