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벤투호의 가장 큰 문제는 황의조 외 공격루트가 없었다는 것이다. 내려앉아 경기운영을 하는 상대가 수비 간격을 촘촘히 유지해 공간을 주지 않다 보니 중앙으로 볼이 투입되지 못했고 자연스레 황의조는 고립됐다. 손흥민의 빠른 발을 이용한 직접 슛이나 황의조의 라인 브레이킹 장면이 거의 연출되지 못했다. 측면에 나선 황희찬이 조금이나마 황의조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권창훈(25)은 득점 가뭄을 겪던 벤투호에 단비가 될 수 있다. 지난해 5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력에서 장기이탈 했던 그는 반년가량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2월 말 실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가고 있다. 소속팀 디종FCO에서 컵대회 포함 이달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맛봤다. 직전 경기였던 27일(한국시각) AS모나코를 상대로 프랑스 리그앙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권창훈의 정규리그 득점은 부상 직전이었던 지난해 5월 13일 이후 260일 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서도 괄목할만한 활약이다. 황의조의 백업 요원으로 데려간 지동원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지난해 실험해본 바 있는 석현준 역시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연계와 템포 축구에도 적합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권창훈은 우측 측면과 중앙 스트라이커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왼발로 상대 수비진을 허무는 창의적인 플레이는 후방부터 시작되는 벤투식 빌드업 축구에 새로운 기동력이 될 수 있다. 전임 감독인 신태용 체제에서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돼 활약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최종예선 예멘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본선 무대에서 3골을 넣는 등 대표팀 흐름도 인상적이다.
다만 병역 면제가 걸려있는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어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이 발목을 잡는다. 프랑스 리그 소속으로 K리그 상주 상무 입단도 불가능한 터라 장기적으로 활용하기에 제한점이 될 수 있다. 권창훈은 2017년 프랑스 무대에 발을 들이며 입대시기를 2020년으로 언급한 바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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