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순찰차가 폭주 운전자 차량과 정면 충돌해 50대 경찰관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순찰차는 튕겨져 나가 배수로에 빠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11시45분쯤 익산시 여산면 한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순찰차가 손모(26)씨가 몰던 크루즈 차량과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순찰자는 도로 옆 배수로에 빠져 크게 파손됐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박모(58) 경위가 숨졌다.
운전석에 탔던 국모(53) 경위와 크루즈 운전자 손씨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박 경위 등은 손씨가 아우디 운전자와 폭주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아우디 운전자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현장을 벗어나던 중 순찰차를 들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손씨가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손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05%였다.
경찰은 사고충격으로 지워진 블랙박스 영상을 복원하고 사고 기록을 분석해 손씨의 과실이 명백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전북 익산 여산파출소 관계자는 KBS에 “엄청 빨리 와서 박은 거라 핸들을 못 꺾은 것 같다”며 “그렇지 않으면 순찰차가 그렇게 멀리 튕겨 나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6일 원광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 경위 빈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고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경찰관이 현장에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 청장은 박 경위를 경감으로 추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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