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승2패팀 간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살아남은 건 아프리카 프릭스였다.
젠지는 시즌 개막 후 3번째 경기에서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진행된 젠지와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1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 추격을 허용했으나 마지막 세트에서 접전 끝에 귀중한 승점을 거머쥐었다.
아프리카는 이날 승리로 1승2패(세트득실 -3)를 기록,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순위표에서는 단독 7위를 마크했다. 반면 젠지는 0승3패(세트득실 -5)를 기록해 kt 롤스터와 나란히 공동 꼴찌로 주저 앉았다.
아프리카, 정글러 동반 출전-미드 베인 파격 조합으로 1세트 선취
아프리카는 원거리 딜러를 배제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짰다. ‘기인’ 김기인, ‘스피릿’ 이다윤, ‘유칼’ 손우현, ‘드레드’ 이진혁, ‘프라우드’ 이정재가 마우스를 잡았다. 젠지는 ‘큐베’ 이성진, ‘피넛’ 한왕호, ‘플라이’ 송용준, ‘룰러’ 박재혁, ‘라이프’ 김정민이 나섰다.
아프리카는 김기인에게 베인을 맡기고, 바텀으로 모르가나를 보내는 조합을 선보였다. 베인-카밀-아칼리-모르가나-라칸을 선택했다. 젠지는 정석적인 탑 탱커-캐리형 원거리 딜러 조합을 만들었다. 우르곳-녹턴-갈리오-카이사-알리스타를 선택했다.
아프리카의 의외성이 젠지의 허를 찔렀다. 아프리카는 9분경 모르가나를 동반한 미드 갱킹으로 우르곳을 처치, 퍼스트 블러드를 챙겼다. 16분에는 모르가나가 상대 바텀 듀오의 다이브를 받아쳐 역으로 킬을 올렸다.
아프리카는 미드에서 파밍한 베인을 주포로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무난하게 성장한 베인은 22분 드래곤 둥지 앞 전투에서 트리플 킬을 가져가며 젠지를 무너트렸다. 28분경 내셔 남작 둥지로 젠지를 유인한 아프리카는 베인의 더블 킬과 함께 내셔 남작 버프를 둘렀다.
아프리카는 내셔 남작 버프를 알차게 활용했다. 재정비 후 젠지 본거지로 진격한 아프리카는 1-4 스플릿 작전으로 상대 억제기를 파괴했다. 이어 32분 젠지 본진에서 대규모 교전을 전개, 에이스를 띄우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막판 판단력에서 승패 갈린 2세트
젠지는 이성진을 빼고 ‘로치’ 김강희를 투입했다. 아프리카는 멤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젠지는 리그 내 주류로 평가되는 챔피언을 대거 선택했다. 아트록스-엘리스-우르곳-카이사-그라가스로 조합을 짰다. 반면 아프리카는 그간 LCK에 등장하지 않았던 복수의 챔피언을 선보였다. 클레드-올라프-아칼리-니코-라칸을 골랐다.
젠지는 5분과 13분, 탑에서 두 차례 갱킹을 허용하며 힘들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9분에는 바텀 듀오가 정글러 개입 없이 라칸을 처치했지만, 곧 미드에서 우르곳을 잃어 이득을 챙기지 못했다.
경기가 중반부로 흘러가면서 아프리카가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16분과 22분 정글 지역 전투에서 연이어 킬을 누적하면서 킬 스코어 9-5로 달아났다. 젠지도 27분 화염 드래곤 사냥 후 아칼리 암살에 성공하면서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승패를 가른 건 경기 막판 양 팀의 판단이었다. 장로 드래곤과 내셔 남작이 공존하는 시기, 젠지는 엘리스와 카이사, 2인 장로 드래곤 사냥을 선택했다. 반면 아프리카는 내셔 남작 사냥을 추진했다.
젠지는 장로 드래곤을 사냥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프리카는 그때까지 내셔 남작을 처치하지 못했다. 곧 장로 드래곤 버프를 두른 젠지 병력이 내셔 남작 앞 아프리카 병력에 달려들었다. 화력에서 앞선 젠지가 아프리카를 섬멸했다.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끝까지 과감했던 아프리카, 끝까지 웅크렸던 젠지
양 팀은 선수 교체 없이 마지막 세트에 돌입했다.
젠지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조합으로 끝까지 밀어붙였다. 우르곳-리 신-조이-카이사-알리스타를 선택했다. 아프리카는 또 한 번 기상천외한 조합을 선보였다. 루시안-신 짜오-리산드라-애니-라칸을 선택했다.
양 팀은 초반부터 킬을 교환했다. 선제 공격은 젠지 몫이었다. 리 신이 6분 바텀 갱킹으로 애니를, 9분 탑 갱킹으로 루시안을 쓰러트렸다. 아프리카는 13분 바텀 대규모 교전에서 3킬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동안 이어지던 대치구도는 29분에 무너졌다. 과감하게 내셔 남작 사냥을 시도한 아프리카가 승리자였다. 내셔 남작 둥지 근방으로 조이를 유인, 킬을 올린 아프리카는 버프 획득과 동시에 추가 킬을 올렸다. 순식간에 아프리카가 승기를 잡았다.
아프리카는 침착하게 경기 마무리 짓기에 나섰다. 바텀으로 진격해 젠지 억제기를 부쉈다. 이들은 40분에 장로 드래곤과 두 번째 내셔 남작 버프를 둘렀다. 이후 더블 버프와 함께 젠지 본진으로 재차 진격해 넥서스를 파괴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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