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인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모두 함께할 수 없다. 케인은 발목 부상으로 3월 초까지 출전할 수 없고,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으로 떠났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무사히 결승까지 오를 경우 토트넘은 최소 4경기를 손흥민 없이 버텨야 한다.
방법은 스쿼드 내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뿐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지만 손흥민과 케인은 함께 할 수 없다. 자연스레 ‘사자왕’ 페르난도 요렌테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정통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은 오직 그뿐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난관을 헤쳐가기 위해 반드시 요렌테가 활약을 해줘야만 한다.
토트넘은 21일 새벽(한국 시각) 영국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해리 윙크스의 결승골에 힘입은 극적인 승리였다. 그런데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표정이 마냥 밝을 수는 없었다. 승리했지만 내상도 깊었다. 아직 정확한 부상 부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델레 알리가 쓰러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2선과 측면 공격수들의 연계를 통해 요렌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하지만 그는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 풀타임 뛰며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위협적인 장면은 없었다.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으나 해결하지 못했다. 전반 19분 불운한 자책골까지 기록하며 자신감마저 떨어졌다. 만일 토트넘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면 그야말로 역적이 됐을 터였다. 극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요렌테는 고개를 숙인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요렌테는 이날 경기 직전까지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철저한 백업으로 활약했다. 출전한 5경기마저도 대부분 교체 투입된 지라 총 출전시간은 27분에 불과했다. 주로 카라바오컵(리그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비중이 낮은 대회서만 케인의 체력 안배를 위해 기회를 받았다. 그로선 그간 자신을 외면했던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클 법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케인과 손흥민,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알리는 토트넘 전력의 8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인이 14골 4도움, 손흥민은 8골 5도움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에릭센은 4골 8도움, 알리가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중원에서 든든한 지원 사격을 펼쳤다. 알리와 에릭센은 이날도 후반 6분 선제골을 합작했다. 케인과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토트넘이 믿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와 같다. 빠질 수 없는 핵심 자원들이다. 하지만 그런 알리마저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토트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요렌테가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25일 첼시와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원정 2차전이다. 앞선 1차전에서 케인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한 터라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진출한다.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대회인 만큼 전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믿을 것은 요렌테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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