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라고 하면 보통 선수와 선수가 소속팀을 맞바꾸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아무런 조건 없이 팀을 옮긴 선수가 있다. 기량이 떨어지기보다는 경쟁자들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한 케이스라는 측면이 강하다.
SK 와이번스에서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조용호(30)다. 야탑고 졸업 당시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단국대에 진학했다. 170㎝의 단신에 파괴력이 없는 외야수를 눈여겨보는 구단은 없었다. 대학 졸업 후 2012년 고양 원더스에 적을 잠시 두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2014년 SK 와이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이듬해 KBO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나갔다.
2017년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지만,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4월 말 어렵게 기회를 다시 잡았다. 그해 4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데뷔 이후 첫 안타를 쳤다. 69경기에 출전했다. 191타수 52안타, 타율 0.272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도루는 11개나 기록했다. 수비력도 출중해 중견수로 자리를 잡아나가는 듯했다. 연봉도 6200만원으로 인상됐다.
기대했던 2018년 2군에서 출발했다. 노수광, 한동민, 김강민, 김동엽 등 쟁쟁한 외야수들에게 밀렸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 9월 4일에야 1군에 등록됐다. 16게임을 뛰며 1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077이었다. 두 시즌 통산 204타수 53안타, 타율 0.260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3일 KT 위즈로의 무상 트레이드 소식이 들려왔다. SK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를 방출하는 것보다는 선수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면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구단으로 트레이드를 해주는 것이 선수의 미래와 KBO리그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T 위즈는 테이블세터가 마땅치 않다. 강백호(20)가 1번을 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외야수 자원도 눈에 띄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조용호에겐 트레이드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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