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9억 모이는’ 트레비분수 동전, 어디서 쓰일까?

Է:2019-01-15 15:44
:2019-01-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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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 게티이미지 뱅크

트레비 분수는 로마 관광 필수코스로 꼽힌다.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전통 때문이다. 이 같은 전통은 1954년 미국 영화 ‘애천(愛泉·Three coins in the fountain)’을 통해 알려졌다. 영화는 로마에 온 세 명의 여인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 세 개를 던져 소원을 성취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후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은 트레비 분수를 찾아 붐비는 인파 속에서도 저마다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던진다. 동전 하나에는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기를, 다음 동전 하나에는 평생 함께할 인연을 만날 수 있기를, 마지막 동전 하나에는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이뤄지기를 빌면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관광객들이 트레비 분수에 낭만과 소원을 담아 던졌던 동전들은 어떻게 사용됐을까. 로마시는 이 동전들을 가톨릭계 자선단체에 기부해 왔다. 그러나 오는 4월부터는 로마시 예산으로 쓰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3일(현지시간) 로마 시의회가 오는 4월 1일부터 트레비 분수에 던져진 동전을 예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지난달 말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예산은 문화유적 보수 등의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트레비 분수에서 나오는 동전은 연평균 150만 유로(약 19억3200만원)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로마시는 이 동전을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Caritas)에 기부해왔다. 카리타스는 기부금으로 저소득층 식품 지원과 노숙자 급식소 운영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해왔다.

트레비 분수 바닥에 동전이 자욱하게 깔려있다. 게티이미지 뱅크

로마 시의회는 지난 2017년에도 다수당인 오성운동을 주축으로 동전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현재 로마시는 17억 유로가량의 부채가 쌓여 있는 데다 쓰레기 처리 및 도로보수 비용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톨릭계의 장벽에 막혀 당시 ‘트레비 분수 동전 시 소유 법제화’는 무산됐다.

이번에도 가톨릭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일간지 아베니에르 토요판은 지난 12일 1면에 ‘시의회가 극빈층의 돈을 빼앗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 의회를 ‘가난한 자의 적’으로 묘사했다.

카리타스 로마 지부 책임자인 베노니 암바루스 신부는 “우리는 이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결정이 최종 결정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카리타스는 시 당국에 ‘결정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톨릭계가 트레비 분수에 던져진 동전에 대한 권리를 가졌는지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로마시민은 트위터를 통해 “왜 로마 시민 모두를 위해 쓰여야 할 동전이 특정 종교가 운영하는 재단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온라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슬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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