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용호·손금주 의원 입당 불허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을 지적하며 “한국 정치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는 전조 증상”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벌어질 정치권 이합집산에서 민주당 이탈세력과 개혁보수, 민주평화당 일부를 제3지대로 끌어들이겠다는 손 대표의 구상이 반영된 발언으로 읽힌다.
손 대표는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에서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당이 불허됐고, 민주당에 몸담았던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YS 차남)가 탈당했으며, 송영길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에 반해)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당내 분열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향후 민주당 내부에서 정부·여당의 탈원전 및 경제 정책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두고도 “수구보수의 원형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손 대표는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은 그 당의 미래가 어찌될지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그가 한국당을 장악하면 개혁보수는 씨도 없이 말라버릴 것이고 당내 분열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들은 한국 정치 재구성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현재 내부적으로 개혁보수 세력과의 당 정체성 갈등을 추스르고, 외부적으로 민주평화당,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문재인) 세력까지 규합하는 방식의 정계 개편 구상을 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이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 중심의 정계개편에 휩쓸릴 경우를 대비해 존립이 어려운 정치 세력들을 규합하려는 것”이라며 “일종의 승부수”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당 불허는 민주당으로 가고 싶어 하는 평화당 의원들에게는 ‘받아줄 자리가 없다’는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당 후 1년여 동안 주요 현안마다 당 정체성 갈등을 겪으며 위태로운 동거를 이어온 바른미래당이 거대 양당 중심의 정계개편에 휩쓸리면서 당 지속가능성 자체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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