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 현직 지도자, 빙상인으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가 “심석희 이외의 성폭력 피해자가 추가로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심석희가 용기 있게 고발했다. 자신을 가르친 코치(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10대 때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라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심석희의 용기 있는 증언이 또 이슈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며 “과연 심석희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겠는가. 꾸준히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비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심석희를 이외의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간 선수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오히려 고발이 선수들에 대한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누군가 큰 고통을 안고 숨 죽여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부가 선수를 보호하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행동으로 보이면 피해자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젊은빙상인연대 박지훈 자문 변호사는 “심석희 이외에 많은 성폭력 피해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중 2명의 선수들은 용기를 내기로 했다”며 “피해 선수 2명은 현역이고, 가해자는 조재점 전 코치가 아닌 다른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 선수 2명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으며 고발·고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쇼트트랙 대표팀의 조 전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만 17세였던 2014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1달여 앞둔 지난해 1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코치는 이미 지난해 1월 중순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0월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상태에서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2심 선고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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