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군 장성 인사 관련 자료를 반출했다가 분실한 당일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KBS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수석실 소속이던 정모 행정관은 2017년 9월 군 인사에 필요한 세부자료를 청와대 밖에서 분실했다. 정 전 행정관은 “회의를 위해 군 장성 인사자료를 청와대 밖으로 들고 나갔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정 전 행정관이 만난 사람은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행정관이 실무자급에게도 확인할 수 있는 인사 선발 절차를 듣기 위해 국방부 근처의 한 카페로 육군 최고 책임자를 불러낸 것이다.
김 참모총장은 문제가 된 비공식 회의에서 장성 인사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당시 동석한 심 전 행정관의 주장은 달랐다. 심 전 행정관은 “당시 인사자료를 가지고 의견을 교환한 뒤 헤어졌다”며 “이후 정 전 행정관이 자료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육군 대령있었던 심 전 행정관은 진급 심사 대상자였으며, 같은 해 12월에 진급했다.
KBS는 이들이 만난 9월이 장성급 인사 절차가 한창 진행되던 예민한 시기로 육군은 그보다 두 달 앞선 7월 후반기 장군 진급이 가능한 대상자 명단을 국방부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장성 진급 추천권을 가진 참모총장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사전에 비공식 회의를 가진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정 전 행정관이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과정에서 군 인사 전반에 대한 파악이 필요해 육군참모총장에게 관련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행정관은 “자료를 분실하기 전 차를 타고 가다 잠시 담배를 피우기 위해 길가에 주차했다. 그 와중에 실수로 자료가 담긴 가방을 두고 왔다”고 진술했다. 잃어버린 자료는 보안상 청와대 외부로 반출할 수 없는 내용인 ‘장성 후보자 인적사항과 세간의 평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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