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문병원으로 유명한 제일병원이 분만을 중단한 가운데 외래진료 마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폐원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일병원이 최근 환자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를 30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엔 “병원 사장으로 당분간 진료 및 검사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오니 이점 양해 부탁드린다. 전원 의뢰서 및 재증명 서류가 필요하신 고객께서는 내원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제일병원은 지난달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한 뒤 일부 외래진료만 진행해 왔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는 모든 진료와 검사까지 중단한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때문에 개원 55년 만에 폐원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일병원은 저출산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분만 건수는 2014년 5490건, 2015년 5294건, 2016년 4496건으로 매년 줄었다. 여기에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상황이 악화됐고 임금 삭감을 거부한 노조는 지난 6월 전면 파업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대거 휴직하거나 사직했다. 6월에 취임한 신임 병원장마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 현재까지 병원장이 공석이다. 제일병원 소속 일반 직원은 물론 의사들도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경영진이 병원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계속 지연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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