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대 한국연극의 형성과정에서 대구는 1950년대 후반 연극문화의 토양을 이루는 전통성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올해 국립극단을 기점으로 해 국공립극단 출범 68년, 지역 시립극단으로는 첫 창단된 경북 포항시립(1983)35년, 대구시립극단(1998) 20주년 해이다. 대구시립극단은 공연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창작극 개발, 개방형 연출의 수용, 고전명작, 현대극과 실험극, 해외교류, 뮤지컬과 넌버벌, 지역 근·현대 역사 발굴과 공격적인 소재 발굴, 개방형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소통으로 특성화를 시키고 있다.
시립극단 창단 취지에 부합하는 ‘공익성’과 ‛공공성’의 다양성과 변화를 모색해 오면서 지역 국·공립극단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연극문화 불모지였던 대구연극과 공연예술의 대중성을 회복하는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가 ‘국제적인 뮤지컬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시(市)의 문화육성 정책과 대구문화재단 출범으로 문화를 향한 지원예산이 풍족해진 환경도 한몫을 하면서 공연문화도시로 변화되고 있다.
올해 창단 20주년이 된 대구시립극단은 전국 16개 국공립 극단 단체 중 90년대 후반(1998년 12월)에 부산시립극단 창단과 동일 연도에 출범 되었음에도 지역역인물과 소재의 발굴을 통한 공연환경의 특성화, 넌버벌과 코미디, 고전극, 현대극, 뮤지컬, 가족극과 어린이극, 교육극, 시민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작품을 수용하고 있다. 현재 최주환 감독까지 예술 감독 5기 체제(이영규·이상원·문창성·이국희·최주환)로 변화되는 동안 지역소재와 역사인물을 발굴하고 공연으로 수용하는 실험성을 보이고 있다. 창작뮤지컬 개발과 활성화, 시민과 공연문화 소통변화, 관객의 참여증가, 안정된 시립극단 시스템과 상임단원의 역할과 기량의 변화는 제작 공연의 성숙함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점에서 대구시립극단의 변화는 방향성을 실험하는 탐색기(예술감독 1대)와 정착기(2대~3대), 변화기(4대)를 거치면서 대중화시대(5대)로 변화 되고 있다.
대구시립극단의 성과와 공연의 수용
1998년 12월 4일 창단된 대구시립극단은 창단공연 이만택 작품 <무지개> (연출 이영규·1998.12.4.~5일)를 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한 후 현재까지 정기공연 45회와 찾아가는 공연 138회로 올해 183회를 공연했다. ‘예술성’과 ‘공익성’, ‘대중성’을 가치로 연극예술을 통한 지역과 시민소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창단 이래 일반극단이 시도하기 어려운 대작과 고전, 그리고 실험성 강한 작품을 무대화하고 창작극 개발과 고정 레퍼토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정기공연, 기획공연, 초청공연, 시민연극학교, 찾아가는 공연을 매년 실시하면서 년 평균 9편의 작품 활동을 해왔다.

정기공연 작품은 국내 창작극 22편, 창작 뮤지컬 3편(동화세탁소, 비갠 하늘 기타 1편) 고전명작 19편, 총체극, 넌버벌(5편) 등으로 다양한 장르를 포함해 공익성과 공공성에 부합하는 작품개발과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시립극단의 차별화는 지역소재를 뮤지컬과 연극으로 특성화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변화된 예술 환경과 지역 문화현상 속에서 대구시립극단의 공연의 다양성과 수용, 실험적 접근방식은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지역 뮤지컬 문화 환경과 융합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한다. 지역인물과 소재를 연극과 뮤지컬로 소개해 시민들의 문화예술을 향한 접근을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 공연문화 발전을 견인하는 동시에 공익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립극단의 예술 인력을 살펴보면 예술 감독(1명), 트레이너(1명), 제작기획(1), 수석(2명), 차석(1명), 단원(12명), 인턴단원(5명), 사무단원(1명)으로 총 24명의 인력이 배치되어 작품개발과 공연 수용을 이루고 있다. 지역 공립극단들의 예술행정인력과 창작예술인 규모는 평균 시스템으로 이루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작품개발을 통해 지역 문화 환경을 다양하게 접근하고 견인하기 위해서는 지역배우들의 폭 넓은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시즌단원제 확대>,<정단원의 안정된 선발>,<예술인력 확대>,<외부연출가의 기회부여>,<지역 작가 발굴과 배우참여 기회 확대>을 통해 탄력적인 환경 마련을 위한 제작예산 및 인력보강과 예술 감독 수행 기간을 평균 5년 이상 유지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립극단 예술 감독 수행기간은 평균 3년 이었으며 5년을 한 감독으로는 이상원, 이국희 감독이 유일하다. 현 최주환 예술 감독은 2015부터 현재까지 예술 감독과 연출을 수행하면서 대구시립극단의 대중화를 탄력 있게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립극단 예술 감독 5기 시대의 변화
대구시립극단 창단이후 2001년까지가 탐색기라고 할 수 있다. 고(故) 이영규 예술 감독 체제에서 시립극단의 시스템이 정착되어 가는 실험적인 단계로 볼 수 있다. 시립극단이 공공성과 대중성으로 확대해 나가고 연극예술을 통해 지역 시민들과 문화소통의 가능성을 정책과 작품으로 탐색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정기공연 7회까지 주된 작품은 국내창작 2편과 <베니스의 상인>, <우리읍내>, <민중의 적> 등 5편이다. 주로 고전작품을 선택해 공연 한 것이 특징이다. 정착기라고 할 수 있는 예술 감독 제2대 이상원, 3대 문창성까지다.

정기공연 8회부터 24회까지 견인했던 두 예술 감독 체제 변화는 현대극, 지역작가 작품 발굴(동화세탁소), 총제극과 악극, 국내 창작극의 수용과 뮤지컬 장르의 실험적인 시도를 보이고 있다. 외부 연출가와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와 연출의 정기공연 활동이 늘어났다는 점도 변화된 특징이다. 8, 9회는 <한 여름 밤의 꿈>, <코카서스의 백묵원>, 14회 <다리위에서 본 풍경>, 16회 <로미오와 줄리엣> 21회 <달콤 살벌한 프러포즈>, 25회 <말괄량이 길들이기> 로 정착기 시대의 정기공연 25회까지 20회 정기공연 중 6편을 제외하고 14편은 국내창작극, 뮤지컬시도, 신체극 (기찻길, 박정의 연출)의 수용하는 특징이 보인다.
이 시기에는 지역작가 발굴과 국내 창작 작품 수용이 증가하고,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유능한 연출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양한 실험적 변화를 모색하고 정착하던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역 작가 안희철을 발굴해 동화세탁소로 연극과 뮤지컬의 균형적인 접근응 시도하고, 박근형의 실험적인 <살인놀이>와 지역 연출가들이 시립극단 작품을 견인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정착기 시대에는 다양한 연극적 표현방식을 수용하고 지역 시민들에게 다양한 작품들로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동시에 대구시립극단의 경쟁력을 작품으로 정착해 나가던 시기라 할 수 있다.
변화기는 이국희 예술 감독 시기다. 제 25회 정기공연을 출발로 5년 동안 14편의 작품과 정기공연부터 33회까지 작품을 주도해 오면서 대구시립극단 변화를 탐구하던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이국희 연출은 무대를 수용하는 실험적 접근 방식으로 배우들의 움직임과 무대 적 상징성을 투영해 고전극, 현대극, 창작극, 이미지 극 등을 수용해 표현형식 변화를 주도하면서 시극단 변화기를 이끌었다 할 수 있다. 대중화기는 제5대 대구시립극단 예술 감독(최주환) 체제부터로 볼 수 있다. 표현의 영역이 다양화 되고 다양한 공연콘텐츠로 대중적으로 정착화 되는 시점이다. 그동안 극단의 뮤지컬 수용의 움직임은 있었으나 지역을 소재로 한 역사 인물들을 창작 개발한 시도는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대중화 시대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대중과 문화적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소재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 시기부터 관객의 공감과 호응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창작 뮤지컬 장르의 수용과 개발, 국내창작극, 가족 극, 고전 극, 넌버벌의 다양성과 외부 연출가와 균형을 이루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올라간 점도 눈에 뛰는 변화다. 최 감독은 제34회 정기공연 <레 미제라블>(작, 빅토르 위고, 최주환 연출)를 시작으로 제45회 정기공연 코믹 넌버벌 <유구무언> (작, 연출 김필범)까지 12회(34~45)의 정기공연을 해오고 있다. 비 정기공연도 <아이스 하우스> (작 강석호, 연출 김미화) 출발로 나주문화예술회관 초청공연 뮤지컬 <비갠 하늘>(작 안희철 연출 최주환) 까지 28편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역 역사·근대 인물 발견을 통한 ‘연극’과 ‘창작뮤지컬’의 대중성
최주환 감독은 연극과 뮤지컬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36회 정기공연을 우리나라 최초 여성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權基玉·1901~1988) 삶을 3·1운동 97주년이 되는 해(2016) 지역소재 발굴프로젝트로 지역출신 작가(안희철 작)으로 소환시켜 높은 관심을 유도 했다. 이어, 37회 정기공연에서는 권기옥의 ‘삶(비상)을 뮤지컬(비갠 하늘)’(2016 3.11~3.14·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로 각기 다른 무대로 형상화를 시켜 권기옥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를 담담하게 소환해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귄기옥 삶과 역사의 소환을 연극으로 삶을 투영하는 ‘비상’과 그의 인생의 궤적을 뮤지컬로 그려지는 ‘비갠 하늘’를 뮤지컬로 그렸다.
전작 정기공연에서 <동화세탁소>를 연극과 뮤지컬로 이원화된 표현을 시도한 바 있지만 지역인물과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비상>과 <비 갠 하늘>은 연극성과 뮤지컬의 융합을 다른 표현 방법으로 실험적으로 시도했다. 또한 대구시립극단 20주년으로 TBC와 대구시립극단이 공동으로 제작한 창작 뮤지컬 <반딧불>(작, 박선희 연출 최주환)은 비 갠 하늘 이후 초대형 지역 창작 뮤지컬 이라는 점이다. 소재도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의 항일운동의 역사성을 소환해 지역 항일 운동사를 본격적으로 뮤지컬로 시도 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발에서도 지역 소재 창작 뮤지컬이 개발되고 있지만 지역 역사와 인물을 뮤지컬로 그려내고 지역소재를 대구에서 생산해 창작뮤지컬도시로 가능성을 열었던 작품이라고 평가받았다.

스토리와 지역소재 장면의 구성, 뮤지컬 넘버, 배우들의 기량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일제강점기 시대 비밀결사로 조국 독립을 위해 항일 운동을 펼친 학생운동을 뮤지컬로 조명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대구가 뮤지컬 도시의 생태 환경이 정착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서 대구시립극단이 균형적으로 창작뮤지컬을 본격적으로 개발 생산해 지역시민들과 문화소통을 좁히고 작품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대구시립극단의 변화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최주환 감독체제의 시립극단 대중화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연극중심의 시스템에서 지역창작 창작뮤지컬을 실험적으로 시도하고 다양한 장르를 적극 수용하면서 시민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은 높게 평가된다.
공연의 질을 높이고 시립극단으로 역할은 강하게
지역 문화 환경 변화에 공연문화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도 창단 20주년을 넘어 앞으로 20년을 걸어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 되고 있다. 전국 국·공립극단들은 창단의 의미를 지역사회에 문화와 질적인 표현으로 환원해야 한다. 창단 취지에 맞게 다양한 문화소통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익성과 공공적 목적에 부합하는 작품개발이 선제되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단체의 특수성은 민간극단과 제작극장과의 시스템과 추구예술성은 다르기 때문에 일반극단들이 접근할 수 없는 표현과 제작방식으로 연극과 문화적 소통을 이루어야 한다.
지역별로 국공립극단의 예산과 예술 인력들이 지자체의 정책과 방향으로 불균형적 요소가 많고, 예산운영과 제작방식의 특수성도 있다. 그러나 공익(公益)성과 공공(公共)성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 공립극단들은 한계적인 연극표현을 초월해 시대변화에 따른 실험적인 공연과 질적 확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작품개발과 운용이 되어야 한다.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극단의 특화된 특성화를 통해 타 지역 극단들과의 차별화된 전략도 필요하다. 국·공립극단은 고전극의 수용성을 높이고, 우리정신을 담은 전통극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작품 수용 과정이 현실반영으로써의 연극이 아니라 바람직한 사회 모델 곧 이상을 지향할 수 있는 작품개발을 통해 동시대와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작품들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창단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국·공립극단들은 일부 폐쇄적인 극단운영, 예술과 경영이 분리 되지 못하는 시스템, 단원을 위한 고착화된 시스템, 작품성, 배우의 한계와 기량, 참여의 불균형적 기회( 배우, 연출, 작가) 관객개발의 미흡, 과대한 제작비, 외부 연출 과대수용, 빛바랜 고전극 수용으로 민간극단보다 못한 운영시스템과 공연의 질적 문제제기는 생산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유다. 안정된 제작 시스템은 공익성과 공공성에 의미만 부여해서는 안 된다. 작품의 질과 목적에 부합하는 극단 활동과 지역성을 고려해 극단 운영시스템과 작품개발도 특성화 시켜야한다. 공격적인 관객개발로 유료관객 증가와 확보는 필수다. 국가 예산의 제작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국·공립극단의 질적 향상과 시민들의 공감을 점검하고 환류시킬 수 있는 제도보완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현상에서 올해 20주년 대구시립극단은 다양한 공연프로그램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지역역사 소재와 인물을 발굴해 연극과 뮤지컬로 수용하는 실험적인 접근은 대구시립극단의 예술 감독 5기(최주환·대중화기) 시대를 넘어서 앞으로도 시민들과 지역사회에 균형을 이루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최주환 감독은 “대구 공연환경이 변화가 됐기 때문에 시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향상 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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