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시청률 순위 1위로 성공적으로 출발한 SBS ‘사의 찬미’에서 주연 배우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우진 역을 맡은 배우 이종석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많았지만 윤심덕 역을 연기한 배우 신혜선은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사의 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는 100년 전 실존 인물인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드라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우진의 작품 세계가 재조명했다.
첫 방송 이후 이종석에 대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다시 등장했다. 첫 시대극 도전이었음에도 실존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는 게 주된 평가다. 이종석은 조국을 잃은 불운한 시대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동우회의 정신적 지주로 강단 있게 선 모습을 그려냈다.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내면에서 피어나는 윤심덕에 대한 사랑을 섬세한 감정으로 나타냈다.
몰입도를 더한 이종석 특유의 안정된 중저음 목소리도 호평을 받았다. 전달력 높은 내레이션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기존에 보여줬던 ‘멜로 장인’의 모습도 빼놓지 않았다. 대사의 행간에 디테일한 호흡과 눈빛을 더해 윤심덕을 향한 애정을 그려냈다. 앞서 이종석은 노개런티로 ‘사의 찬미’에 합류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는 이종석을 향한 찬사에 이유를 더했다.
반면 윤심덕을 연기한 배우 신혜선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첫 회 후반부 감옥에서 고초를 겪고 풀려난 김우진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신혜선 특유의 감정을 살린 표정 연기로 호평을 자아냈을 뿐, 연기는 대체로 어색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극 초반 윤심덕의 성악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립싱크를 하는 장면부터 입술과 노래가 맞지 않은 점도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윤심덕이 조선 최초 성악가이자 소프라노로 유명한 점을 생각하면 큰 실수다. 끝까지 윤심덕이 노래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러운 립싱크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
신혜선의 감정 연기는 눈물 연기를 제외하고 대체로 절제됐다는 평도 있다. ‘사의 찬미’는 3부작 단막극이어서 극 진행이 빨랐다. 영상과 맥락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경향이 짙었는데, 이렇게 되면 매 장면 배우들의 정밀한 감정 표현이 필수다. 하지만 신혜선의 과하게 절제된 감정 연기는 김우진을 향한 윤심덕의 마음이 어느 정도로 커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사의 찬미’에서 윤심덕이 주동적이지 못한 점도 신혜선의 매력을 가렸다. 윤심덕은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절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조선 최초 성악가로 이름을 날린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 ‘사의 찬미’는 김우진의 천재성에 중점을 둬 윤심덕의 위인적 모습을 다소 소홀하게 다뤘다. 윤심덕의 감정은 대체로 김우진에 매료될 때 표현됐다. 신혜선의 매력을 보이기에 제한적인 역할일 수밖에 없었다.
이종석과 신혜선은 각각 주연과 단역으로 ‘학교 2013’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후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전작들에서 호평을 받아 빠르게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다시 만난 두 배우의 엇갈린 평가가 안타까운 이유다.
‘사의 찬미’는 오는 12월 3일 오후 10시 3, 4회를 이어간다.
이슬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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