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우승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절대적 강자가 없다. 전통의 강호였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두 팀이 모두 부진을 겪으며 데포르티보 알라베스가 의외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바르셀로나다. 7승 4무 2패로 승점 25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리그 13라운드가 진행된 시점에서 그들의 성적(승점 37점)과 비교해 봤을 때 무려 12점 차이. 불안한 1위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단 한 점 차로 그 뒤를 쫓고 있으며 세비야 FC와 알라베스가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던 25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경기에선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세비야가 26일 레알 바야돌리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순위는 뒤바뀐다. 바야돌리드는 이번 시즌 눈여겨 볼만한 특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9득점 9실점으로 현재 20개 구단 중 득점과 실점 모두 최하다.
세비야가 바르셀로나(35득점)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많은 골(24득점)을 터뜨리고 있는 팀인 만큼 바야돌리드가 그들의 안방에서 어떠한 전략을 들고나올지가 관심사다. 선두에 올라설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세비야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와 항상 우승경쟁을 벌여왔던 레알 마드리드의 성적은 처참하다. 그들의 성적은 6승 2무 5패(승점 20점)로 리그 6위에 위치해 있다. SD 에이바르와의 25일 원정경기에선 0대 3으로 무참히 패배했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5경기 만에 첫 패배다. 에이바르는 1940년 창단 이래 역사상 처음으로 레알을 꺾는 기쁨을 누렸다.
레알은 이번 시즌 공수 모든 부분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던 만큼 정예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키며 반드시 승리하겠단 의지를 보였지만, 유효 슛이 단 3개에 그칠 만큼 빈공에 시달렸다. 지난여름 유벤투스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부재가 뼈아프게 느껴진다. 그들의 득실차는 단 1로 13위에 있는 헤타페 CF와 똑같다.
알라베스의 돌풍은 눈여겨볼 만하다. 1부 리그에 올라온 지 2년밖에 되지 않는 팀으로 지난 시즌에도 14위를 기록하며 잔류 경쟁을 하던 팀이기 때문이다. 홈 경기장 수용인원이 1만9840명으로 채 2만명도 되지 않는 소도시 팀이기도 하다. 1921년 창단 이후 100년 가까운 세월 대부분을 하부리그에서 보냈던 이들이 이번 시즌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알뿐 아니라 셀타비고와 비야레알 등 강팀들을 잇달아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17득점 13실점을 하며 공수 모두 평범한 수준인 그들이 우승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남을 만하다. 하지만 그들이 거둔 7승 중 6승이 1점 차 승리였다는 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벨라르도 페르난데스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이 효과적으로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3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메라리가는 어느덧 시즌 3분의 1을 넘어섰다. 현 시점에서 1위 바르셀로나와 10위 레알 바야돌리드의 승점 차는 단 8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승점 35)가 10위에 있는 레스터 시티(승점 18)보다 두 배 가까운 승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가 얼마나 치열한 순위 경쟁 구도를 벌이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아틀레티코를 이끄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지난달 현지 매체와의 기자회견에서 “호날두와 메시의 대결구조를 이루던 때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며 현재와 같은 리그 분위기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의 라리가가 레알과 바르셀로나가 양강 구도를 이루던 때보다 더욱 긍정적으로 됐다고 본 것이다.
일순간 안갯속으로 빠진 순위 경쟁 속에서 최후에 웃을 팀은 어디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