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모두 16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16인이 머물렀던 시간과 장소, 이유와 행적은 모두 달랐다. 저자는 그 다름을 찾아내며 그들이 남긴 행적을 좇았다. 머물렀던 장소를 연결하고 사라졌거나 흐릿한 것을 재현했다. 짧은 말과 글로만 남은 것을 복원했다. 사이사이의 빈틈을 상상해 냈다. 훼손되고 사라져서 장소만 남은 것은 화두처럼 부여잡고 숙성시켜 세상에 드러냈다.

‘도시의 얼굴들’에서 주목할 건 한 도시 공간에서의 행적뿐만 아니라 각 인물의 세부까지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유독 좋아했던 책벌레 천상병, 자신이 좋아했던 단가의 거장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석(石) 자를 따와 필명으로 썼던 백석, 한 자리에서 70사발의 주량을 자랑했던 나도향, 독립지사 명도석 선생의 넷째 딸 숙경을 아내로 맞은 김춘수의 마산 생활, 시골 성당에서 신자들에게 화투 놀이 ‘나이롱 뽕’을 즉석에서 배워 밤늦도록 함께 놀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뒷이야기까지 들려준다. 이들이 머물렀던 시간과 장소, 삶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도시의 거리와 건축, 더 나아가 도시 공간 자체를 이해하게 된다.
<저자 허정도>

-1953년 경남 마산출생
-창신고 졸업
-부경대 건축공학과 졸업
-연세대 공학대학원 건축공학 석사
-울산대 대학원 도시공학 박사
-서진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경남도민일보사 대표이사 사장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
-창원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겸임교수
-現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감사위원
경상남도교육정책협의회 위원장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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