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22)씨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주관으로 열렸다.
하종식 대령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조사를, 카투사 동료인 김동휘 상병과 대학 친구 김민진씨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씨는 추도사를 통해 “고마워 창호야, 46일간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잘 견뎌줘서. 그만큼 널 사랑하고 손잡을 수 있는 시간을 줘서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었다. 네가 우리 옆에 없다는 게 마음이 시리고 아리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역경을 헤치고 너의 이름 석 자가 명예롭게 사용될 수 있게 움직일게. 너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평생 함께하자. 이제 고통 없는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전역을 4개월 앞두고 추석을 맞아 휴가를 나왔던 윤씨는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만취 운전자 박모(26)씨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였다. 그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46일 동안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9일 끝내 숨졌다.
윤씨 친구들은 이 사고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음주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104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해 음주운전 가중처벌 기준과 음주 수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일명 ‘윤창호법’을 공동 발의했다.

고인의 아버지 윤기현(53)씨는 “결국 창호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돼 너무 안타깝다. 창호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갔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꼭 ‘윤창호법’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유가족과 친구, 한·미 군 장병 그리고 정치권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창호법’ 발의에 참여해 놓고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파문을 일으킨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제가 잘못한 부분은 몇 달 지난다고 잊힐 수 없다. 앞으로 음주운전 폐해를 막을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씨와 함께 사고를 당한 배준범씨도 휠체어를 탄 채 윤씨의 마지막 길 배웅에 나섰다. 그의 오열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윤씨의 유해는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뒤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다.
한편 경찰은 10일 사고 피의자 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험운전치사)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슬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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