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현 “홍심은 선물 같은 캐릭터, 나와 비슷한 점 많아” [인터뷰]

Է:2018-10-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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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속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홍심 역을 소화한 배우 남지현. 그는 “정말 많은 사랑에 감사드린다. 열심히 준비해 좋은 작품과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


배우들에게 ‘변신’만큼 어려운 건 익숙한 걸 새롭게 표현하는 일일 테다. 이걸 ‘성숙’이라 부른다면 어울리는 배우가 있다. 배우 남지현(23)이다.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의 성공은 괄목할 만했다. 그가 가진 특유의 밝음에 슬픔을 더한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았어요. 팀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시청률이 매주 1%씩 올라가는 걸 보면서 모두 많이 놀라고 감사해 했어요. 얼떨떨하면서도 행복했죠(웃음).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좋은 공부가 된 것 같아요.”

‘백일의 낭군님’ 종영을 맞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지현은 단오제가 열린 장터에서 원득에게 꽃다발을 받았을 때의 홍심처럼 말간 미소를 머금은 채 얘기를 이어나갔다.

극 중 남지현이 소화한 홍심은 조선의 세자 이율의 연인으로 언제나 당차고, 똑 부러진 여인이다. 마을 송주현에 생기는 일들을 척척 해내는 영민함도 지녔다. 하지만 역적이란 모함을 받아 몰락한 양반 가문 여식이라는 아픈 과거를 지닌 다면적 성격의 인물이기도 하다. 섬세한 내면 표현이 요구됐던 이유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남지현은 홍심에 대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들에서 다듬은 모습들을 한데 모아 보여드리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격과 닮은 부분도 많다.

“홍심이가 좀 더 당찬 면이 있지만,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사건이 휘몰아칠 때도 감정에 치우치는 게 아니라 ‘어떤 게 옳은 걸까’ 고민하고 가치관에 따라 결단을 내려요. 그리고 바로 행동으로 옮기죠(웃음). 제가 공감이 많이 가는 캐릭터라 다행히 표현하는데 많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젊지만 데뷔한 지는 벌써 15년이 됐다.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2004)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남지현은 MBC ‘쇼핑왕 루이’(2016) SBS ‘수상한 파트너’(2017) 등의 작품을 통해 성인 연기자의 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전작에서 남지현이 소화한 캐릭터는 씩씩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본인이 생각한 자신의 강점이기도 했다. 비슷한 성격의 인물들이었지만 남지현은 캐릭터마다 자신만의 해석을 덧댔다. 그리고 신선하게 재탄생시켰다. 홍심도 마찬가지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신경을 쓴 건 극 후반부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로맨스 코미디이면서도 정통 멜로 같은 분위기가 났으면 하고 바랐어요. 티격태격하면서 풋풋하게 사랑을 하는 모습은 그 전 작품들에서도 많이 보여드렸던 거니까요. 후반부로 갈수록 극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원득과 홍심이 처한 상황이 계속 달라져요. 사랑하지만 억지로 헤어지게 되고, 그리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홍심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았다. 100% 사전 제작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특성상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나가면서 연기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홍심이라는 캐릭터가 표준어와 사투리를 번갈아 쓴다는 점도 있었다. 충청도와 전라도 중간 어딘가에 있는 마을이라는 송주현 설정에 맞춰 사투리를 준비했다. 표준어인지 사투리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작가와 소통을 하며 대사를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다.

무엇보다 ‘백일의 낭군님’의 성공배경에는 촬영 현장의 밝은 분위기가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지현은 “송주현 사람들끼리 모이면 웃느라 바빴다. 다 언니, 오빠들이었지만 진짜 아버지 같았던 정해균 선배님뿐만 아니라 송주현 분들 모두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셔서 내내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였다”고 말했다.

송주현 마을 사람들이 원득이에게 생일잔치를 열어준 부분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은 그는 “오래전부터 같은 동네에 살던 사람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있으면 그게 그대로 송주현의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특히 주인공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도경수와는 동료 배우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 촬영하다 시간이 빌 때면 항상 대사를 맞춰보곤 했다.

“비슷한 또래와 호흡을 맞춘 게 처음이었어요. 2살 차이다 보니 정말 친구처럼 편안했고, 호흡이 잘 맞았어요. 제가 목소리 톤이 높고 말투도 통통 튀는데 홍심이도 그렇잖아요. 경수 오빠는 목소리 톤이 사극에 잘 어울리고, 원득이란 캐릭터 자체가 안정감 있는 캐릭터라 서로 보완이 됐던 것 같아요. 저는 여러 촬영 현장을 겪은 만큼 힘이 들 때 그걸 복 돋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전작들이 불리한 편성 조건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이뤄내면서 안목을 믿는다는 시청자들도 생겼다. 하지만 촬영장을 벗어나면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오가는 평범한 20대 대학생이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청년답게 스스로에 대한 고민도 열심이다. “나에게 솔직하고, 남지현다운 게 무엇일까 많이 고민한다”는 그는 “‘다른 사람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도 나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남지현이 가진 배우로서의 전망도 치열하다는 점에서 이와 맞닿아 있는 듯하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약점은 극복하고, 강점은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가는 거죠. 그런 시기를 거쳐야 30, 40대에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지니깐 더 열심히 작품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극적인 변화보다는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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